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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누아르'의 색다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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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누아르'의 색다른 변신

입력
2010.05.2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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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무도회가 펼쳐진다. 가히 '셰익스피어 누아르'의 6월이다.

'햄릿'은 결국 연쇄 살인의 비극, 살육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해외 초청작으로 상연된 이탈리아 폰테데라 극단의 '햄릿_육신의 고요'는 아예 무대 전체를 죽음의 이미지로 뒤덮인 펜싱 경기장으로 그려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단 화살표가 준비중인 '햄릿 서스펜스' 역시 그같은 맥락에 놓인다. 세 번의 살인과 한 번의 자살이라는 줄거리는 존중한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을 한결같이 모종의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인물로 간주, 셰익스피어 특유의 장광설을 압축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초점을 맞춰 인물들의 관계를 정리하고, 무용이나 퍼포먼스에 버금가는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원작을 다시 보게 한다. 젊은 무용수들을 모아 만든 '똥자루 무용단'의 파격적 무대 연출로 관심을 끌었던 정세혁씨의 감각이 살아있는 이 무대는 극단 화살표 창단 10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6월 5~27일, 대학로예술극장소극장. 070-8650-2040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죽음의 이미지가 잠행하면서 객석을 조여드는 것을 꼽는다면 단연 '맥베스'다. 곳곳이 검은 숙명이다. 살육이 판치는 극단 초인의 무대와, 검은 힘을 여성적인 것에서 찾는 극단 물리의 무대가 승부를 겨룬다.

극단 초인의 '맥베스'는 은 원작의 독백 부분을 강조, 권력의 노예가 돼버린 인물들의 심리를 배우들의 육체언어와 음악으로 드러내 보인다. 그간 한국적 선율의 장단과 고저가 현대 무대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나를 꾸준히 실험, 해외 공연페스티벌에서 호평받아온 이 극단의 자신감이 두텁게 깔려 있다. 마임과 무용적 동작 등 각종 육체언어를 구사하는 배우들의 몸짓에 섬세한 음향과 조명 운용이 인상적이다. 6월 4~1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929-6471

극단 물리의 '레이디 맥베스'는 페미니즘 버전이다. 집요하게 남자의 야욕을 추동, 결행하게 하는 여인의 힘에 초점을 맞춘다. 원래의 무대와 객석 구조를 완전히 역전시킨 극장에서 "죄 짓지 않은 사람들이여 저주 받아라"고 외치는 레이디 맥베스의 절규는 관객의 의식을 뒤흔든다. 6월 10~20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762-001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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