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연구실도 없이 이 대학, 저 대학 옮겨 다니며 강의한다고 해서 보따리 장사로 불렸던 시간강사는 요즘엔 캠퍼스의 노예로 통한다. 대학 강의의 40% 가량을 담당하고 있으나 시간당 임금은 3만원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임성윤 비정규교수노조 성균관대분회장은 "교수가 양반이라면 시간강사는 노비"라고 말했다. 2년 전 자료에 따르면 성균관대의 경우 교수 1명에 들어가는 돈이 연봉과 연구실 유지비, 각종 사회보장 비용 등으로 2억원이다. 월급과 각종 연구수당 등만 따져도 교수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한다.
하지만 시간강사의 연봉은 10분의 1 수준이다. 주 9시간 강의를 하는 시간강사의 경우 월 131만원 가량을 받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시간강사 평균 강의료 3만6,400원을 적용한 금액이다. 방학을 제외한 8개월치 강의료를 따지면 약 1,048만원이다.
교과부는 전업 시간강사의 숫자를 3만여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체 시간강사 7만2,000여명 가운데 중복 출강하는 숫자와 다른 직업을 갖고 부업으로 강의하는 강사를 제외한 수치다.
교과부 관계자는 "전임강사를 포함한 교수가 강의의 40%를 담당하고, 시간강사가 35~40%, 나머지 강의는 초빙ㆍ겸임ㆍ명예교수 등이 맡는다"고 설명했다.
시간강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4대 보험 혜택도 받지 못한다. 1977년 개정된 고등교육법은 대학 교원 자격을 전임강사까지로 한정하면서 시간강사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시간강사에게도 대학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됐지만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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