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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스토리]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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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리치 스토리]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입력
2010.05.2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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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해지지 말라"… 독점·폐쇄성 버리니 되레 돈이 보여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가 나이 서른에 억만장자가 되는 길을 보여준 후, 미국에선 수많은 컴퓨터 공학도들이 창업에 나섰다. 특히 1998~2000년은 인터넷 벤처 창업의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때였다.

98년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을 창업한 동갑내기 래리 페이지(37)와 세르게이 브린(37)도 그 중 하나였다. 이들이 31살이 되던 2004년 구글은 나스닥에 상장했고, 3년 만에 주가가 4배로 뛰어 올랐다.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올해 두 사람의 재산은 각각 175억달러로, 세계 부자순위 24위에 동시에 올라 있다.

두 천재가 만나 창고에서 창업하다

IT 분야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구글의 창업 과정을 보면 비슷한 부분이 많다. 먼저 혼자가 아닌 두 천재가 만나 시작했다는 점. MS는 빌 게이츠와 폴 앨런, 애플은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구글은 페이지와 브린이 각각 공동 창업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모두 수학에 재능을 보였고, 컴퓨터에 빠진 공학도들이었다.

창고에서 시작했다는 것도 비슷하다. 잡스와 워즈니악은 잡스의 집 창고에서 워즈니악이 만든 애플컴퓨터를 만들어 내다 팔면서 동업을 시작했다. 게이츠와 앨런은 창고는 아니었지만 여관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며 MS를 창업했고, 페이지와 브린은 페이지의 여자친구 집 차고를 사무실 삼아 구글을 창업했다.

하지만 닮은 점은 여기까지다. 구글의 창업자들은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는 데 방법에서 선배들과 다른 길을 걷고자 했다. 함께 창업한 파트너에 비해 마케팅과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났고, 독점과 폐쇄성 등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으면서도 회사를 키우는 데 주력했던 게이츠나 잡스와 달리, 구글의 창업자들에겐 '비즈니스 마인드' 대신 '엔지니어 마인드'가 뼛속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구글의 유명한 모토인 "악해지지 말라(Don't be evil)"는 이렇게 앞서 성공한 IT 거물들과는 다른 방법으로, 철면피가 되지 않고서도 돈을 벌어보겠다는 페이지와 브린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컴퓨터 천재와 수학 천재의 만남

페이지와 브린의 만남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페이지는 미국 미시건, 브린은 러시아 모스크바 태생이지만 모두 유대인이고 부모가 대학교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시건주립대 컴퓨터과학 교수였던 부모 밑에서 자란 페이지는 어릴 때부터 같은 과학잡지 투성이였던 집안에서 자랐다.

이 같은 환경 덕에 6살 때부터 컴퓨터를 시작했고, 초등학교에선 워드프로세서로 숙제를 제출한 최초의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는 발명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교류전기 등을 개발한 19세기 말~20세기 초 최고의 발명가 테슬라가 그의 우상이었다. 미시건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할 때는 레고 블록으로 된 잉크젯 프린터를 만들기도 했다.

페이지가 브린을 만난 것은 95년 스탠포드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을 때였다. 당시 여러 가지 검색엔진이 나와 있었지만, 수많은 정보 중 원하는 것을 정확히 찾아내 주는 건 아직 없었다. 페이지는 여기서 '하이퍼링크'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인터넷의 좋은 정보를 인용할 때 링크를 건다. 많은 사이트에 링크를 통해 인용됐다면 좀 더 중요한 정보일 수 있다. 따라서 정보의 중요도에 순위를 부여하면, 검색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중요도가 가장 높고 근접한 결과가 출력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인터넷의 정보가 너무 방대하다는 것. 수천만 개의 문서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분석할 것인가?

여기서 수학 천재 브린이 합류했다. 수학자였던 할머니와 아버지의 두뇌를 이어 받은 브린은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었고, 페이지의 담대한 연구과제야말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는 것이라 판단했다. 브린은 인터넷의 수많은 데이터를 가져와서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두 사람은 하이퍼링크에 기반한 검색엔진 개발에 드디어 성공했다.

검색엔진의 이름인 구글(google).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구골(googol)에서 따온 말로 공학도이자 수학도였던 두 사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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