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먹을거리 찾는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
이번 주 초 우리나라의 차세대 먹거리를 책임질 지식경제 연구ㆍ개발(R&D) 전략기획단 진용이 갖춰졌다. R&D 전략기획단은 연간 4조원 이상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우리나라의 핵심 전략 씽크탱크.
그 때문일까. 스포트라이트는 이 기획단의 초대 조타수에 임명된 황창규(사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 쏠렸다. 안철수 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와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등 쟁쟁한 경쟁자를 누르고 임명된 황 단장은 명성에 걸맞게 '2020년 세계 5대 기술강국과 국민소득 4만 달러'를 새 청사진으로 들고 나왔다. 2020년까지 황 단장이 기획단을 이끌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동안 황 단장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면서 목표 달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황 단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리는 인물. 그는 2002년 국제 반도체회로 학술회의에서 '플래시 메모리 용량은 해마다 두 배씩 늘어난다'는 일명 '황의 법칙'을 발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황의 법칙'은 이전까지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졌던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은 18개월마다 두 배씩 성장한다)을 깨고,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성장이론으로 자리매김했다.
황 단장이 몸담았던 삼성전자도 압도적인 기술력에 힘입어 매년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오고 있다. 삼성전자를 떠나 현직에서 물러난 뒤, 1년여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황 단장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0명이 넘는 후보자들 가운데, 황 단장이 직접 선별해 뽑았다는 기획단 실무진(주영섭 전 현대오토넷 사장, 조신 전 SK브로드밴드 사장, 김선영 서울대 교수, 홍순형 카이스트 교수, 박상덕 전 한전 전력연구원장)도 학계와 산업계를 넘나드는 화려한 인물들로 구성됐다.
"융통합화를 통해 '넘버(number) 원' 제품이 아니라 '온리(only) 원'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며 새 각오를 밝힌 그의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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