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희귀 조류인 까막딱따구리(사진)의 집단 서식지가 발견됐다.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는 15~27일 강원 홍천군 홍천읍 갈마곡리와 희망리 일대에서 조사를 벌여 까막딱따구리 8마리와 둥지 15개를 직접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까막딱따구리는 1973년 천연기념물(242호)로 지정된 멸종 위기 야생 조류다. 침엽수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들고, 해충을 잡아 먹어 숲 속의 의사라고도 불린다. 전체적으로 검은색을 띄며 수컷은 정수리 부분이, 암컷은 머리 뒷부분이 붉은색이다.
국내에서 까막딱따구리의 집단 서식지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강원 설악산과 경기 용인시 향수산 등에 극소수가 분포한다고만 알려져 있었다.
윤순영 협회 이사장은 “이 지역은 침엽수림과 은사시나무 숲이 우거져 까막딱따구리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며 “까막딱따구리의 둥지는 원앙 하늘다람쥐 등 다른 희귀 조류가 번식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 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식지에 95만6,248㎡ 규모의 골프장 건설이 예정돼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골프장 사업 승인권을 갖고 있는 도는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전문가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홍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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