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국일보에 실린‘쫓고 쫓기는 눈속임과의 전쟁’(5월 11일자)을 읽고 한전에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많이 공감했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무슨 말인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 많은 고객들이 계약을 위반하고 있고 이중 상당수가 원가 이하로 정책적으로 공급하는 농사용 전기를 가정집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에 연결 사용한다.
계약 위반 고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한전은 전기위약탐지 시스템을 개발하여 전기 사용패턴을 분석,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우리 지점에서도 전기 사용패턴을 분석하여 농사용 계약위반 의심고객 1,500여 건을 조사, 73건의 위반 사례를 적발했다. 금액으로는 3,042만원으로 전년동기(123만원)보다 약 25배가 늘어났다. 적발되면 위약금을 내야하고 형사고발도 당할 수 있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계약위반 사례는 일반인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치밀하다. 일례로 집을 새로 건축하면서 집안의 농사용 전기에서 배선을 관으로 묻어 집안에 보이지 않게 시설하고 스위치를 집안에 교묘하게 숨겨 직원이 현장을 방문하면 남편은 밖에서 직원을 상대하고 부인은 방안에서 전원을 차단하여 숨기기도 한다. 농촌지역에서 아무 것도 모르고 했다는 말은 이젠 설득력이 없다.
한전은 지난 해 777억원 가량의 적자를 냈다. 전기를 부당하게 사용하면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이 되고, 결과적으로 법을 제대로 준수하는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하재기(한국전력 정읍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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