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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이원희·남승희·곽노현후보 유세현장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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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감 이원희·남승희·곽노현후보 유세현장 르포

입력
2010.05.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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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후보가 출마한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점점 열기를 더하고 있다. 본보는 최근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3위의 지지율을 보인 이원희, 남승희, 곽노현 후보의 유세현장을 27일 동행했다. 이, 남 후보는 보수 성향의 후보이고, 곽 후보는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다.

부적격 교원 10%퇴출

"이제는 선생님도 경쟁해야 합니다. 무능력 교사들은 과감하게 퇴출시키겠습니다."

이날 오후 4시40분께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 파란색 띠를 두른 이원희(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후보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인사를 건넸다. 투표용지 게재순서 첫번째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난곡 사거리 주변 상가를 거쳐 신원시장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상인들, 장보러 나온 어머니들과 인사를 나눈 이 후보는 가는 곳 마다 '교원평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교총 회장 출신으로 많은 지지를 보내준 교사들로서는 섭섭하고 아쉬운 점이 많겠지만, 더 이상 학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는 없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다.

"부적격 교사 10% 퇴출을 이야기했지만 사실 퇴출 대상 교사는 0%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말로 운을 뗀 그는 "그 정도로 교육이 깨끗해지고 열정이 가득한 학교를 만들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후보지만 "아직도 교육감 후보에 대해 모르는 유권자들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수쪽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인데 큰 흐름에서 (단일화 문제가)잘 논의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바른교육국민연합이 선출한 단일후보인 이 후보는 이날 보수 성향인 정진곤(전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 경기도 교육감 후보와 정책 연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꼴찌도 행복한 학교 만들 것

"2번이면 민주당 아닌가요?"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복지센터를 찾은 남승희(전 서울시교육기획관) 후보가 70대 노인에게 명함을 건네자 돌발 질문이 튀어나왔다. "교육감 선거는 당적이 없어요. 순서는 추첨을 통해 정해졌습니다. 선거일에 투표용지 8개를 받으시면 그 중 교육감과 교육위원은 기호가 없을 겁니다."

선거와 투표 방법까지 설명한 남 후보는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학교를 개방해 노인들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효교실'을 운영해 세대간 벽을 허물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남 후보는 "대한민국 교육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임에도 유권자들이 교육감 선거에 대해 잘 모른다"며 "교육감 선거가 공약에 대한 검증보다 정치적 이념 논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립과 갈등 대신 소통을 내세우기도 했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합니다'라는 의미에서 '엄마표'를 들고 나온 남 후보는 "산적한 교육관련 문제를 풀기에 앞서 학생과 교사, 정책입안자와 일선 학교, 부모와 아이들간 대화를 통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며 "엄마의 입장에서 교육을 생각하고 속 깊은 대화까지 들어주는 엄마처럼 열린 마음을 갖겠다"고 다짐했다.

오후 5시부터는 남 후보의 아들과 비보이 팀이 중구 을지로6가 두산타워 앞에서 비트박스 공연을 젊은이들에게 선보이며 유세를 지원했다. 아들의 응원을 지켜보던 남 후보는 "꼴찌도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창의성 키우는 혁신학교 확대

"교실에서 과반수 학생을 멍 때리게 만드는 문제풀이식 찍기 교육, 이제 날려버리겠습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펼치겠습니다."

낮 12시 서울 구로역 앞 광장. 곽노현(한국방송통신대 교수) 후보가 올라선 노란색 유세 차량 근처로 점심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온 직장인과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교육비리 '꽉' 잡고, 부패비리 '꽉' 잡는 민주진보 단일후보 '꽉'노현입니다." 곽 후보는 자신의 이름 첫글자를 강조한 '꽉'으로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함께 연단에 오른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도 "능력있고 깨끗한 곽노현 후보를 서울 시민들에게 추천한다"며 지지를 유도했다.

서울의 곽노현, 경기의 김상곤, 인천의 이청연 후보 등 진보 단일후보 3명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혁신교육 벨트'를 추진하겠다며 정책 연대를 선언했다. 혁신학교의 확대, 보수 관료 세력들의 교육비리 척결, 보편적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등을 공통된 공약으로 내놓았다.

곽 후보는 "진보 진영에서 무상급식만 앞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핵심 공약은 혁신학교의 확대"라며 "낙후된 지역의 일반 학교에 예산을 지원해 학급당 학생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암기식 교육 대신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과정부터 40일간의 레이스를 펼치면서 이뤄낸 단일화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며 진보 단일 후보로서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했다.

한준규기자

박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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