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이 껄끄러운 상대인 북한을 물리치고 고비를 넘겼다.
현정화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0 세계선수권(단체전)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북한을 3-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이로써 4승1패로 홍콩(5승)에 이어 조 2위가 된 여자대표팀은 크로아티아와 16강전에서 이기면 일본과 8강에서 만난다.
전날 홍콩에 1-3으로 석패하면서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린 여자 대표팀은 천안함 사태 발발로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에 북한과의 대결에 대한 부담이 컸다. 또 하필이면 천안함 사태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대결이라 국제적으로도 높은 관심을 끌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선수단에도 그대로 전해질 수밖에 없어 세계대회에서 친분을 쌓았던 남북의 선수단은 서로 인사조차 할 수 없는 어색한 사이가 됐다.
게다가 북한전에서 패하면 자칫 3위 자리도 위협 받을 수 있었던 까닭에 한국은 비록 한 수 아래라고 평가 받는 북한을 맞아 '속단은 금물'이라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지난 대회 11위 수모를 벗어나야 하는 한국으로선 북한전은 분명 중대한 고비였다.
에이스 김경아(대한항공)가 첫 번째 단식 주자로 나섰다. 수비형 탁구의 선두 주자 김경아는 노련미를 앞세워 북한의 한예송을 3-1로 제압했다. 두 번째 단식에 나선 수비형의 박미영(삼성생명)은 김정을 맞아 끈질긴 수비와 적절한 공격 전환을 앞세워 3-0으로 이겨 승기를 잡았다. 귀화 선수 당예서(대한항공)는 전진 속공을 무기로 김혜송을 압도한 끝에 세 세트를 잇따라 따내 승부를 마무리했다.
한편 김택수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3-0 완승을 거두고 5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남자 대표팀은 28일 헝가리-스웨덴전 승자와 준준결승을 치른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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