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 이상훈)는 27일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에 논란이 됐던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와 주치의의 인터뷰가 포함된 원본 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본 테이프 제출 요구에 대해 피고인들의 거부 의사가 분명하다"며 제작진이 아닌 MBC가 원본 테이프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간 검찰의 공개 요구에도 언론자유와 취재원 보호 등을 이유로 제작진이 거부해왔던 원본테이프를 MBC가 공개할지, 공개할 경우 이것이 항소심 판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간 다툼이 있고, CJD(크로이츠펠트야콥병)와 vCJD(인간광우병)의 용어가 헛갈리고 있어 인터뷰 테이프 전체를 보고 문맥을 파악해야 한다"고 명령 이유를 밝혔다.
취재원 보호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제작진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언론의 자유만큼 중요하고, (원본 테이프 공개로) 언론의 자유 침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 이어 "이미 취재원이 공개됐고 빈슨의 발언도 제작진이 선별한 것만 알려져 있어 취재원 보호와 이 사건은 큰 관련이 없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3주일에 한 번씩 공판을 여는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결정, 다음달 10일 첫 공판이 열린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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