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성분만으로는 부족하다. 획기적인 제품의 제형으로 사용의 재미를 더하라.'
여름을 앞두고 유통가에 겔(gel) 타입 제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산뜻한 사용감을 앞세워 제철을 맞은 듯 쏟아져 나오고 있는 화장품을 비롯해 세제, 염색약 등 생활용품 부문까지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다. 또한 특유의 탄성이 착용감을 좋게 하기 때문에 이어폰 등에 부착되는 경우도 있어 그야말로 겔 제품 전성시대인 셈이다.
우선 땀이 많은 여름에는 끈적이는 느낌을 최소화한 겔 타입 화장품이 큰 인기다.
스킨앤랩의 '모공축소 래피드 뉴트럴라이징 젤토너'는 흔히 볼 수 있는 액체가 아닌 겔 타입의 토너다. 세안 후 피부를 정리하는 일반 토너의 기능에 모공축소 효과를 더한 제품이다.
특히 유난히 산뜻한 사용감을 추구하는 한국 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형에 변화를 준 제품도 있다. 미국 브랜드 뉴트로지나의 '뉴트로지나 나이트 컨센트레이트 훼이스 크림'은 나이트크림처럼 강력한 보습 효과를 원하면서도 끈적임과 무거운 제형을 기피하는 한국 여성의 기호에 맞게 겔형으로 개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됐다.
이 같은 겔 타입 화장품 출시는 기초제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색조제품에 쓰인 겔 제형은 복합 기능의 효과를 낸다. LG생활건강 오휘의 '아이라이너 트리플'은 연필형 아이라이너에 비해 잘 번지지 않는 겔 타입의 제품이다. "아이섀도 없이도 생동감 있는 눈매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겔 타입 화장품의 등장이 계절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 겔 타입 생활용품은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새로운 트렌드다. 애경산업은 최근 겔 타입의 세제 '리큐'를 출시했다. 정확한 계량이 어려운 액체 세제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애경은 이 제품을 가루세제, 액체세제에 이은 '제3세대 세제'로 이름 붙이고 마케팅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중외제약 염색약 '창포엔' 역시 겔 타입으로 흘러내리지 않아 피부나 두피에 잘 묻지 않는다. 아로마 오일을 넣어 염색약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줄인 것도 이 제품의 특징이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하유미의 하이드로겔 마스크 시트'는 에센스 용액에 부직포나 천을 담가 만드는 일반 마스크 시트와 달리 고농축 에센스를 겔 상태로 압착해 만든 제품이다. 팩의 용액이 흘러내릴 염려가 없어 마스크 시트를 착용한 채로 일상적인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밖에 겔 소재 특유의 탄성을 활용한 이색 제품도 있다. 필립스전자의 '컴포트시리즈' 이어폰 신제품(SHE9750)은 착용감을 높이고자 귀에 닿는 부분에 겔 소재를 썼다. 또 질레트의 여성용 면도기 '비너스 브리즈'는 면도날 주변에 겔 소재의 '셰이브 젤 바'를 부착해 비누 거품 없이도 부드럽게 면도할 수 있게 했다.
안정태 브랜드마케팅팀 리큐 브랜드매니저는 "기존의 제품 형태로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소비자 요구가 분화하고 다양화하면서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뿐 아니라 제형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한 하나의 개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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