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 '빗장수비.' 축구 팬이라면 단박에 떠오르는 팀, 바로 이탈리아다.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5-3) 끝에 프랑스를 꺾고 통산 네 번째(34ㆍ38ㆍ82ㆍ2006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브라질(5회)에 이어 두 번째 최다 우승국.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우승 전도사', 마르첼로 리피의 복귀
2004년부터 이탈리아의 지휘봉을 잡은 마르첼로 리피(62) 감독.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5차례 세리에A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96년)과 준우승(97년,98년,2003년)을 이끈 세계적 명장이다. 이탈리아는 특유의 '짠물수비'에다 짜임새 있는 공격과 다채로운 전술까지 곁들여져 한층 기량이 높아졌다. 4년 전 독일월드컵 우승을 이끈 리피 감독은 그러나 우승 직후 일신 상의 이유로 물러났다.
리피의 공백이 너무 컸던 탓 일까.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이 새롭게 부임해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 8강에 올랐지만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패하고 한 수 아래인 루마니아와도 비기는 수모를 당했다. '졸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탈리아 협회는 대회 직후 도나도니 감독을 해임하고 리피에게 '러브콜'을 보내 다시 지휘봉을 맡겼다. 2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이뤄달라는 바람이었다. 리피 감독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엇도 뚫을 수 없다" 철통수비의 부활
리피 감독 부임 후 이탈리아는 지난해 6월 남아공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B조에서 1승2패(승점 3점)로 탈락했다. 리피 감독의 위기였다. 그러나 '명불허전'이라 했던가. 이탈리아는 월드컵 본선보다 더 까다롭다는 유럽예선(8조)에서 껄끄러운 상대로 평가되던 아일랜드, 불가리아를 제치고 7승3무의 무패행진 끝에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특히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6경기에서는 불과 2실점만을 허용했다. 그것도 자책골과 페널티킥골이 전부다. 필드 골을 허용하지 않은 세계 최고의 포백 수비라인은 지금도 견고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설기현과 안정환에게 연속골을 허용한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은 월드컵 3회 출전에 빛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4년 전보다 약하다? "월드컵 2연패가 목표"
26일(한국시간) 발표된 이탈리아의 FIFA 랭킹은 5위. 이탈리아는 톱시드를 배정받아 F조에서 파라과이(31위) 뉴질랜드(78위) 슬로바키아(34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무난히 조1위가 예상되지만 "4년 전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독일월드컵 우승 주역인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와 파비오 그로소(유벤투스) 등이 남아공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노장에다 경기력 저하가 이유였다. 그러나 지안루카 잠브로타(AC밀란),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 조르지오 키엘리니(유벤투스), 도메니코 크리치토(제노아) 등이 버티는 포백 수비라인은 여전히 세계 최강인데다 알베르토 질라르디노(피오렌티나)와 쥬세페 로시(비야레알) 등 공격진의 파괴력도 막강하다. 리피 감독은 FIFA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가 다른 팀보다 낫다고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모두 우리가 다른 어떤 팀보다 약하지 않다고들 한다"며 대회 2연패를 자신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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