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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대북제재 이후/ 클린턴 '천안함 외교' 예상 넘는 성과 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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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 대북제재 이후/ 클린턴 '천안함 외교' 예상 넘는 성과 評

입력
2010.05.2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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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일주일 간 아시아 순방은 '천안함 외교'였다. 천안함 사태의 긴박함만큼이나 그의 순방은 치열하고 숨가빴다. 일본의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중국과의 전략ㆍ경제대화 등 예정된 안건들이 북한에 책임을 묻겠다는 한미 양국의 강력한 공조로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해 중국은 "냉정과 절제"라는 외교수사를 반복하며 북한 책임론에 미온적인 상황에서 클린턴 장관의 방중 성과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북한 정권 안정과 한반도 현상유지'라는 중국의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북한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국제제재에 중국의 동참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것.

이 때문에 중국에 대한 설득 보다는 한미 양국의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유엔 등 국제사회의 후속조치에 한미가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여건을 성숙시키는 정도가 성과이지 않겠느냐가 일반적 관측이었다.

클린턴 장관이 전날 비공식만찬에서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24일 전략대화 개막식에서 "북한은 반드시 책임져야 하며, 미중 양국은 대북제재에 반드시 공조해야 한다'고 중국을 강력히 압박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그런데 견고해 보였던 중국의 대북제재 반대 입장이 이틀간의 전략대화를 거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클린턴 장관은 25일 폐막 기자회견에서 '원자바오 총리의 한국 방문'을 거론하며, 원 총리의 방한에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 당국자들로부터도 희망적인 발언들이 나왔다. 클린턴 장관의 귀국 기내에서 고위 당국자들이 "중국이 천안함 사태에 북한이 책임이 있으며, 유엔 결의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며 "원 총리의 방한이 중국의 변화의 시작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때문에 워싱턴 소식통들 사이에선 "중국도 마냥 북한을 감쌀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보도와 관측도 여전히 강력하다.

다만 북한을 보는 중국 내부의 기류가 달라진 것에 클린턴 장관의 방중이 기여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제에 중국 당국자들 사이에 북한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이 있었다'고 미 당국자는 전했다. 미 언론도 "중국 지도자들은 김일성 주석과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대로 보고 있으며,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중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의 책임을 거론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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