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의 원인 분석 및 대응과 관련, 미국 내 이른바 '진보 인사'들로부터 한미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치노이 전 CNN 아시아 담당 수석기자는 26일(현지시간)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룰을 일방적으로 다시 쓰려 한 것이 천안함 사태로 귀결되는 새로운 긴장 사이클의 시발점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이 대통령의 취임 후 행동을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한과 합의한 사항에 대한 고의적 비하로 여겨 격분했다"며 "한 서방 분석가는 이를 '김정일의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는 것'으로 묘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특파원 시절 북한을 14차례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했던 셀리그 해리슨 미국 국제정책센터(CIP)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25일 미 공영라디오방송(NPR)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해군의 합동 군사훈련 계획은 "큰 실수"라며 "북한은 이를 매우 도발적 행동으로 간주해 대응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군 내 강경 소장파 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대북 강경 대응에 주의할 것을 촉구했다. 해리슨은 24일 PBS방송에서도 이번 사건은 이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의 한반도 평화 정착 업적을 거부하면서 대북 정책을 완전히 달리한 지난 2년의 정점에서 발생했다며 "과거와의 맥락에서 이 사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그램 국장은 최근 한 칼럼에서 "제재가 북한을 고분고분하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며 "북한 입장에서 제재는 미국의 호전적 의도로 받아들여져 보복을 불러올 뿐"이라고 밝혔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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