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사주간 타임이 26일 ‘한반도 전쟁: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해보기’ 제하의 기사에서 가능성이 높은 남북 간 국지전 시나리오 세 개를 제시했다. 타임은 북한 정권의 종말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북한이 전면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소규모 충돌이 제대로 억제되지 않을 경우 재앙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첫 번째 가능성은 서해상에서의 남북 해군 간 무력 충돌이다. 과거 3차례 충돌이 발생한 데다 천안함 침몰로 인해 남북이 모든 선박의 북방한계선(NLL) 왕래를 금지해 서해는 가장 민감한 화약고가 됐다. 서울의 서방 외교관은 “말 그대로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며 “남북은 이제 일촉즉발의 방아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남한의 대북 심리전 방송 재개에 따른 비무장지대(DMZ) 내 충돌 가능성이다. 타임은 냉전 이후 세대 대부분에게는 확성기로 상대방에게 듣기 거북한 말을 쏟아내는 심리전이 우스워 보일 수 있겠지만 DMZ에서 이는 전혀 웃을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남한의 대북 심리전 재개는 북한을 극도로 자극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북한은 이미 남한 확성기를 공격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고, 이 경우 남한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극도의 긴장 상황에서 DMZ 내 우발적 교전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의 고위 외교관은 “몇 주 또는 몇 달 내에 DMZ 교전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장담은 전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핵심은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막는 것이다.
문제는 기존의 남북 소통 수단이 모두 단절돼 남한이 단호한 의지를 북한에 전할 수단은 중국을 통하는 길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8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이명박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주목된다고 타임은 전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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