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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유세 동행 르포/ 한명숙 민주당 후보 "평화 깬 MB 심판" 투사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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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 유세 동행 르포/ 한명숙 민주당 후보 "평화 깬 MB 심판" 투사로 탈바꿈

입력
2010.05.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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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8시 무렵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민주당 유세현장. 출근 인파를 뚫고 회사원 이종석(46)씨가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에게 다가가 두툼한 흰봉투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북풍에 속지 말고 투표로 심판하자. 한명숙 후보님의 당선을 기원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이씨는 "정책선거가 아닌 정치선거로 얼룩진 게 안타까워서 한 후보 응원 차 출근길에 들렀다"고 말했다.

순간 한 후보의 얼굴이 오랜만에 환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와 검찰 수사를 거치면서 국민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던 외유내강의 '국민 어머니' 이미지를 다시 보는 듯했다. 뜻밖의 응원에 힘을 얻은 한 후보는 한 시간 동안, 종종걸음으로 출근길을 서두르는 직장인을 부지런히 찾아 다니며 한 표를 호소했다. 틈틈이 지나가는 버스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기도 했다.

오전 11시 효창동 백범 김구 기념관 강단에 선 한 후보는 다시 '투사'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천안함 사고 조사발표를 전후해 형성된 선거정국이 그에게 잠시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엄혹한 상황으로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이날 시민단체와 종교계, 야5당 등 사회 인사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상 시국회의'는 한 후보의 긴급 제안으로 개최된 행사였다. 그가 여기서 새로 내세운 것은 '전쟁이냐, 평화냐'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달라는 촉구였다. 그는 연설을 통해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평화를 지키고 만들고 관리해 왔는데 이명박 정부가 이를 부정하고 전쟁의 먹구름을 몰아 오고 있다"며 "모두 힘을 합쳐 이 비상시국을 타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과 이에 따른 북한의 맞대응으로 한반도 긴장이 점차 고조됨에 따라 역공을 펼 토대가 마련됐다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다.

시국회의가 끝난 낮 12시, 한 후보는 쉴 틈도 없이 동교동계 인사 30여명과 오찬을 하기 위해 신촌으로 발길을 돌렸다. 느슨해진 야권 성향표의 결속을 이끌어내야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후 3시, 그는 다시 거리에 섰다. 4시간 동안 금천, 구로, 동작 등 주로 서울 남서부 지역을 도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유권자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려는 듯, 지나가는 행인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경제와 평화를 죽인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표로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명동으로 자리를 옮긴 한 후보는 나흘째 '생명과 평화를 위한 한명숙의 서울마당'에 참가했다. 이어 밤 9시30분, 명동성당에서 4대강 반대 단식농성 중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소속 신부들을 격려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한 후보의 공식 유세 일정은 끝났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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