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후보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게 한발 앞선 것으로 나타났지만 방심할 수 없다는 모습이었다. 선거운동 강행군 탓에 목청을 제대로 높이지 못할 정도로 목이 쉬었지만 오 후보는 한층 진지한 표정으로 자신의 주요 공약을 설명하는데 주력했다.
오 후보가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강남구 논현동의 차병원. 오전11시 신생아실에 오 후보가 나타나자 산모들과 직원들이 깜짝 놀라며 반가워했다. 곧바로 이들의 사인공세가 이어졌고 오 후보는 메모지에 '꿈★은 꼭 이루어집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신생아실에서 만난 한 산모가 "셋째까지 낳을 예정"이라고 말하자, "많이 낳을수록 혜택이 커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오 후보는 10여명의 산모들과 즉석 미팅을 갖고 맞벌이 부부의 영아 보육문제 해소를 위한 '이웃엄마 육아서비스' 공약을 설명했다.
오 후보의 강남지역 방문은 공식 선거운동 7일째 만에 처음이다. 아무리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지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오 후보가 직접 '강남행'을 결정했다.
오 후보는 이날만 7곳을 들르는 유세 일정을 소화했다. 이동거리는 무려 200㎞에 달했다. 그는 빡빡한 일정 속에도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면 각종 신문을 꼼꼼히 체크한 뒤 스트레칭 운동 등을 빠뜨리지 않는다. 더구나 이날에는 오전8시50분에 프레스센터 1층에 차려진 캠프 사무실에서 28일로 예정된 TV토론회와 관련된 전략회의도 가졌다.
오 후보는 "선거는 상대 후보가 아닌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와 15~20%포인트 격차로 앞서고 있는데도 여유를 보일 수 없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강남 유세에 이어 오후에는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유세장으로 향했다. 27,28일 실시되는 부재자투표를 하루 앞두고 휴가에서 복귀하는 장병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그는 이동 도중에 식당에 들러 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오 후보는 최근 잦은 유세로 목소리가 갈라지자 도라지와 생강을 다린 물을 틈날 때마다 마시고 있었다.
그는 같은 당 권택기 유정현 의원 등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을 심판하겠다고 나선 후보가 시장이 되면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게 돼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한 후보를 겨냥했다.
오 후보는 이어 용산역광장과 서초구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삼성동 현대백화점 앞, 송파 석촌역사거리, 마천사거리 등을 차례로 찾아 구청장과 시의원 후보 등과 공동 유세전도 펼쳤다. 오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다시 캠프로 돌아와 참모들과 TV토론회 전략회의를 다시 가진 뒤 혜화동 공관으로 돌아가 선거 관련 보고 내용을 살펴보고 다음달 유세 전략을 구상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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