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 전반기에 대해 "칭찬해 줄 게 없다"는 가혹한 비판이 쏟아졌다. 예산안 늑장 처리, 회의장 얼굴도장 찍기 등 구태를 반복한 데다,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6일 바른사회시민회의(이하 바른사회) 주최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8대 국회 중간평가'토론회에서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09년 2월 대정부질문 5일 동안 저녁 산회(散會)시 평균 재석률은 19.7%에 불과했다"며 "심지어 질문을 던져 놓고 답변을 듣지도 않은 채 자리를 뜨는 경우도 허다했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18대 국회는 개원 초부터 미 쇠고기 수입 파동, 촛불시위, 용산참사 등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법정 개원일보다 89일이나 늦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 국회의원 1인당 한달 평균 900만원의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 81억원의 '무노동 임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전체 회기 232일 가운데 54일(23.3%)은 점거 사태로 '식물국회'나 다름없었고 법률안 의원발의 건수는 6,520건으로 17대 국회 전체 기간(5,728건)보다 많았지만 법안 통과율은 역대 최저치인 13.2%에 그쳤다.
각종 민생법안들은 표류했지만 제 밥그릇 챙기기에는 재빨랐다. 김 교수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 연봉 5,300만원의 5급 비서관 1명을 늘리는 법안은 찬성률 87%로 통과돼 모처럼 여야가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비꼬았다.
지난해 7월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본회의장 동시 점거, 사상 최대인 16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을 받은 사례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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