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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전립선비대증은 '父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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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전립선비대증은 '父의 고통'

입력
2010.05.26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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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정약용에 대한 책이 인기다. 다산이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와 가계 내용으로 '아버지' 다산의 자애로움과 훈육철학을 생생히 담고 있어 잊혀져 가는 아버지 존재와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게 했다. 우리 시대 아버지들의 일상은 외롭기 짝이 없다.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직장에서 매여 있다가 나이 들어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자식들은 성장해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야근은 물론 휴일까지 반납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남은 것은 늙은 몸과 지친 마음뿐이다.

며칠 전 필자를 찾아온 60대 환자도 그런 아버지의 한 명이었다. 소변을 보지 못해 방광이 거의 터질 듯 커져서야 병원을 찾은 이 환자는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었다. 은퇴 후 찾아온 고통스러운 배뇨를 그저 나이 탓으로만 돌리고 가족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앓으면서 체념하고 지내왔다고 한다. 전립선비대증은 40대에 나타나기 시작해 50~60대가 되면 60% 이상에서 나타날 정도로 아버지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로 전립선이 커진 것이다. 엄밀히 병이라기보다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위의 환자처럼 많은 사람이 불편한 배뇨를 그저 나이 탓이라 여기고 방치한다.

주 증상은 바지에 소변을 지리고, 한 밤 중 소변이 마려워 잠 못 이루는 것 외에도 혈뇨, 신우신염, 방광염, 결석생성, 허리통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치료를 적절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법은 크게 내과 치료, 외과 치료, 내시경 치료 등 세 가지다. 내과 치료는 전립선 비대증이 경증이거나 중등도인 환자, 심신장애 등으로 인해 수술이 불가능할 때 쓰인다. 또 환자 스스로가 수술 받기를 원하지 않을 때 쓰인다. 최근 신약 개발로 인해 대부분 약물치료를 먼저 선택하지만, 약물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성 혈뇨, 재발성 요로감염 같은 부작용이 생기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미 많이 악화된 환자에겐 적용이 어렵지만 사실 내과 치료는 수술보다 위험 부담이 적고 간편하다. 그렇다면 한번 시작한 약을 언제까지 먹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혈압약과 당뇨병약처럼 먹으면 증상이 호전되고 먹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돼 일반적으로 수술하기 전까지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오늘도 많은 아버지가 전립선비대증으로 홀로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에 오신 분들은 적절한 치료를 받고 나면, 상쾌한 배뇨를 하고 나서 왜 진작 치료를 받지 않았는지를 후회하는 분이 대부분이다. 배뇨로 고민하는 아버지는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편안한 밤과 상쾌한 아침을 맞았으면 좋겠다.

이형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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