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다. 흡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금연 결심을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금연은 개인 의지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담배 속에 들어있는 니코틴의 강한 중독성 때문에 개인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의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는 금연하려고 노력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이들을 돕는 도우미다. 챔픽스는 기존 니코틴 대체제(NRT)와 달리 뇌의 쾌감중추에서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드는 니코틴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한다.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된 챔픽스는 수용체를 자극해 도파민을 분비시킴으로써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없애는데 도움을 준다.
기존 패치, 껌, 캔디 형태의 금연보조제는 대부분 니코틴 대체제로 담배 대신 니코틴을 간접적으로 공급하면서 니코틴 부족에 따른 금단증상을 서서히 풀어간다. 하지만 챔픽스는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함으로써 흡연 욕구와 금단증상을 해소함과 동시에 니코틴의 효과를 차단한다. 챔픽스는 하루 2번씩 최소한 12주 먹으면 된다. 금연 지속률을 높이기 위해 추가로 12주 복용(총 24주)을 권장하고 있다.
챔픽스를 먹으면서 금연을 시도한 사람의 60% 정도가 금연에 성공했다. 니코틴 대체제를 사용했을 때 금연 성공률이 20%에 그치는 것에 비해 3배 정도 높다. 하루 10개피 이상 피우는 한국과 대만의 흡연자 25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챔픽스를 12주 동안 먹였을 때 금연 성공률이 59.5%로 가짜약군 32.3%보다 높았다. 챔픽스를 12주간 복용 후 12주간의 약물치료 없는 기간을 포함한 총 24주까지의 장기 금연율도 46.8%로 가짜약군(21.8%)보다 크게 높았다.
또한, 챔픽스는 단시일 내에 담배를 끊어야 하는 심혈관계 질환자에게도 47%의 높은 금연율을 보였다.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표된 임상연구에 따르면, 흡연하는 심혈관계 질환자가 챔픽스를 12주간 복용했을 때 최종 4주간(9~12주차)에 금연하고 금연 상태를 유지한 환자 비율이 47%로 가짜약 그룹(13.9%)보다 훨씬 높았다.
한편, 미국과 일본, 영국, 스페인, 캐나다 퀘벡주 등에서는 이미 금연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국립의료원(NIH) 산하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챔픽스가 니코틴 대체제나 부프로피온(항우울제)보다 금연 효과가 높고, 흡연자들이 챔픽스를 복용함으로써 국가 보건기금의 비용 효율성도 향상될 것이라며 건강보험 급여를 권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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