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구멍을 틀어막아 버려(plug the damn hole).”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로 골치를 썩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막말까지 뱉으며 격한 심정을 드러냈다. abc방송 등 미 언론들은 한달 넘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멕시코만 사태에 오바마 대통령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측근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일에 이어 28일 멕시코만을 방문해 직접 상황을 챙길 예정이다.
미 행정부는 선박 1,200척과 인력 2만2,000명을 동원해 원유가 다른 해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주력하는 한편 BP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이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BP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조사결과들이 속속 나오면서 정부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내무부 감사 결과 “시추 허가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연방 광물관리청(MMS)직원들이 감독 대상인 업체로부터 선물을 받고 사냥과 낚시여행 등 향응을 제공받는 게 관행이었음이 드러났다. 관련업체로의 전직도 비일비재했다. MMS는 그 동안 추문이 끊이지 않은 데다 이번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건 감독 소홀로 이미 폐지가 결정된 상태다.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도 도마에 올랐다. 3년 전 BP는 스티븐 추가 소장을 맡았던 국립연구소 등이 대체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만든 에너지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 5억달러의 기금을 지원했는데, 당시 주도적 열할을 한 게 추 장관이 “내 쌍둥이 동생”이라고 부를 만큼 신임이 두터운 스티븐 쿠닌 현 에너지부 차관이다. 쿠닌 차관은 2004년부터 BP의 최고 과학자로 고용돼 장기 에너지 사업계획을 담당했다. 25일 뉴욕타임스는 “BP와 정부의 유착이 오래됐고 복잡하다”며 정부가 BP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라고 전했다.
한편 최후의 유정유출 차단 계획인 ‘톱 킬(top kill)’이 26일 시도된다.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 일부 관에 진흙을 부어 1차로 막은 후 시멘트를 투입해 유정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으로 성공률이 60~70%로 점쳐진다. 실패할 경우 8월 감압유정을 뚫을 때까지 사태 장기화를 피할 수 없어 BP는 사활을 걸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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