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전 및 송금 시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통해 미국에 4,000달러를 송금하려면 이날 현재 송금기준 환율을 기준으로 약 500만원이 소요된다. 한 달 전인 지난달 26일에는 441만원으로 같은 금액을 송금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송금 부담이 한 달 새 59만원 가량 늘었다. 불과 1달 전까만 해도 1,100원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원·달로 환율이, 최근 나흘 동안 100원 넘게 급등하면서 26일에는 1,253.3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권 외환 전문가들은 남유럽 재정위기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환율이 당분간 급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유학비 송금 등을 위해 정기적으로 환전을 해야 하는 사람은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적립식 외화예금통장 등을 활용해 달러를 분할 매수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외화예금통장 가입 시 사전에 환율의 상한과 하한을 지정해 두면 외화를 사서 자동 적립할 수 있다.
이미 1,250원대로 오른 현 시점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달러 매입이나 송금을 최대한 늦출 것을 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환율이 급등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사태가 더 심각해지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환율이 다시 내려갈 것 같다”면서 "급한 자금이 아니면 송금을 뒤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환전이나 송금 시 각종 할인혜택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은행들은 외화예금이나 국제현금카드 등에 가입하면 환전 수수료를 상당 폭 할인해 주며, 공동구매나 인터넷 환전 등을 통해서도 최고 70%까지 수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해외로 외화적립예금’등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한 전문 통장에 가입하면, 환전 수수료 우대를 받으면서 외화를 적립해 두었다가 송금 수수료를 우대받고 송금할 수 있다. 여행 등으로 환전 수요가 많은 여름 성수기에는 환전 수수료를 절반 이상 깎아주는 이벤트를 벌이는 경우도 많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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