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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그리스 100% 전력 아니다"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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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감독 "그리스 100% 전력 아니다" 경계

입력
2010.05.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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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그리스가 북한과 평가전을 치른 26일 오전3시(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 대표팀의 박태하 코치와 함께 관중석에 앉은 허정무 감독은 한시도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스 경기를 직접 관전한 것은 그리스가 우승을 차지한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이후 6년만. 킥 오프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경기 내용을 꼼꼼히 메모하기 시작한 허 감독은 16강 진출의 키를 쥐고 있는 그리스의 전력 탐색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그리스는 최전방에 테오파니스 게카스, 좌우 날개에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 디미트리오스 살핀기디스를 내세운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허 감독은 “우리와 체격이 비슷한 북한을 상대로 그리스가 어떤 경기를 펼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특히 그리스의 2골 모두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점에 주목했다. 전반 2분과 후반 3분, 중앙과 측면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골로 연결한 것. 두 골 모두 공격수들을 놓친 북한 수비수들의 실책이었다.

그리스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신을 이용해 선취골을 넣는다면 후반부터 특유의 ‘질식 수비’를 앞세워 뒷문을 걸어 잠글 공산이 큰 만큼 한국으로서도 부담이다. 허 감독은 적극적인 공중 볼 다툼으로 상대에게 공간을 주지 않아야 하는 이영표-조용형-이정수-차두리 등 수비진에 대한 주문을 다시 한번 되 뇌였을 법하다.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과 포백 수비의 느린 발 등 그리스의 허점을 확인한 점도 수확이었다. 북한의 정대세는 개인기를 앞세워 수비수를 따돌리고 두 차례 골망을 흔들었다. 허 감독은 그러나 그리스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 경기로 그리스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선수단이 모인 지 얼마 되지 않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허 감독은 “스위스와 우크라이나 등과 치른 유럽 예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높이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이나 역습에서 파괴력 있는 모습 등은 초반 반짝하고 끝났다”면서도 “선수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치른 경기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며 그리스가 100% 전력이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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