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북한리스크에 금융당국과 금융권도 분주해졌다. 당국은 환율폭등을 저지키 위해 14개월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시장개입에 나섰고, 은행들도 비상시 자금확보방안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외환당국은 이날 원ㆍ달러환율이 1,270원까지 뚫자 우선 구두개입에 나선 데 이어 장 막판에는 실제 액션에 들어갔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날 당국의 달러 매도개입 규모를 30억~40억달러로 추정하면서 "역외세력의 달러 매수세가 워낙 강해 당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1,300원까지 올라갔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정부는 26일 오전 경제금융 합동대책반 회의를 긴급 소집, '컨팅전시 플랜(비상대응책)'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은행권은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며 무엇보다 안정적 자금조달채널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하면서 통상 '기간물'로 불리는 은행간 단기(3ㆍ6개월) 자금시장에서는 이날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업은행의 경우, 이날 해외점포에 당분간 시급하지 않은 자산증가를 억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본점승인을 받도록 지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취했던 비상조치를 재가동한 것.
시중은행들은 최근 외화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기존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의 단기 마이너스 대출 성격인 '크레디트 라인'외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대신 어떤 경우든 돈을 빌려올 수 있는 '커미티드 라인'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이원덕 자금부장은 "단기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유동성 흐름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금융위기 같은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연말까지 자금조달 스케줄에 문제가 없을 지 면밀히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이상배 외환운용팀장도 "이번 충격이 정치적 이슈여서 예측이 어렵다"며 "당분간 보수적인 자금운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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