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풍지대로 꼽혀온 서울 강남에서도 분양가를 깎아 파는 아파트 단지가 출현했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 100% 청약을 이어갔던 이전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1,142가구를 분양하는 강동구 고덕1단지 아이파크는 미분양분과 기존 계약분을 포함해 전용 85㎡는 9%, 그 보다 면적이 넓은 나머지 물량은 10%씩 분양가를 깎아주기로 했다. 85㎡형의 최초 분양가가 5억9,000만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5,000만원 이상 할인해 주는 셈이다.
전용 181㎡ 이상 대형 가구로 이뤄진 서초구 서초동 아트자이도 다음 달 말까지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분양가의 10%를 깎아준다. 다만, 이미 분양을 받은 계약자는 할인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그룹 계열건설사인 현대엠코도 연초 분양한 동작구 상도동 엠코타운 전용 118㎡형의 분양가를 10억4,000만원에서 1억원 가량 낮춘 9억4,000만원선에서 미분양 판촉을 하고 있다.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 e편한세상도 전용 154㎡, 165㎡형에 대해 잔금 선납 조건으로 최고 6,000만원까지 할인해준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기존 계약자에게도 잔금을 먼저 내면 같은 할인 혜택을 줄 방침이다. 강서구 화곡동에서 전용 144㎡ 이상의 대형 159가구를 분양하는 그랜드 아이파크도 분양가를 10~15% 낮췄다. 할인 폭은 144㎡형이 15%로 가장 크다. 모든 가구에 발코니 확장 및 시스템 에어컨 무상 설치 혜택도 포함시켰다.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은 기존 계약자에게도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불패 심리가 꺾임에 따라 기존 단지들의 가격 하락이 잇따르면서 서울 강남권 물량도 미분양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분양가 할인 여력이 있는 고분양가 단지들부터 할인 판매에 나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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