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내에서 탈레반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안와르 울하크(31)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정선재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안와르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위명(僞名)여권으로 한국에 입국한 사실이 명백한데도 수사기관에서 허위 진술로 일관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안와르는 경찰 수사단계에서 미군기지 정탐 등 탈레반 활동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확실한 물증이 발견되지 않아 출입국관리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협박 3가지 혐의로만 기소됐다.
검찰은 그러나 구형에 앞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 탈레반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검찰이 "경찰 수사 당시 스스로 '탈레반이 보내서 한국에 입국했다'고 진술하지 않았냐"고 묻자, 안와르는 "그와 같은 진술을 한 적은 있지만, 국정원과 경찰이 나를 계속 감시하고 조사해 홧김에 그랬다"고 다소 뜬금없는 대답을 했다.
검찰은 "'경북 왜관, 서울 용산, 경남 진해 등에 미군 기지가 있고, 규모는 4만명에 이른다는 내용을 탈레반 지도자인 모바르크 알리에게 보고했다'는 (경찰조사 때) 진술은 구체적이고 보고내용 역시 실제 사실과 부합된다"며 그를 추궁했다. 이에 안와르는 "국정원 조사 때 들은 내용을 그대로 진술한 것일 뿐"이라며 "(관련내용이 적힌 조서는) 잘못된 것이고, 진해에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부인했다.
2007년 발생한 탈레반의 샘물교회 선교단 납치사건 당시 안와르가 석방교섭을 주선하겠다고 나섰던 사실을 근거로 검찰은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가 없는데도 이 같은 일이 가능하냐"고 추궁했고, 안와르는 "어떤 파키스탄인이든지 (탈레반과) 관련이 있고, 외계인이 아닌 이상 탈레반과 연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라고 부연 설명했다.
안와르는 최후진술에서 "국정원과 경찰은 내 사무실에 들어와 컴퓨터를 열어보고 업무를 방해하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국정원 예산 중 상당부분은 나를 감시하는 데 쓰였다"며 "나는 위명여권을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위법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안와르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10일 열린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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