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자국 시민권자로 예멘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과격 성직자 안와르 알 올라키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를 재확인했다. 올라키는 올해 초 미국 시민권자 중 처음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의 주요 암살 대상에 올라 논란이 벌어졌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올라키를 ‘살인 폭력배’로 규정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안전을 위해 올라키와 같은 테러리스트에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잇따른 민간인 대상 테러 배후로 올라키가 지목되자 미 정부가 예멘에서 적극적인 색출 작전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강경 방침은 올라키가 민간인과 미군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미국인을 살해하라고 선동한 동영상이 이날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의 선전기구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45분짜리 동영상에서 올라키는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무슬림 100만명 이상을 죽이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인들에 대한 살해를 정당화했다. 올라키는 “미국인들은 무슬림 살해를 계속하기 위해 현 (오바마) 행정부를 선출했고, 전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971년 미 뉴멕시코주 태생으로 2004년 예멘으로 이주한 올라키는 지난해 11월 텍사스주 포트 후드 기지 총기 난사사건 용의자 니달 말릭 하산 소령을 사주하고, 성탄절 여객기 폭파테러 미수 용의자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와를 훈련시킨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의 최우선 제거자 명단에 올랐다. 이번 동영상을 통해서도 두 사람을 자신의 “생도들”이라고 지칭했다. 특히 하산 소령을 언급하며 “미군에 근무하는 모든 무슬림들은 하산을 따라야 한다”고 선동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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