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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선거 격전지를 가다] <1> 경남지사 후보 이달곤 vs 김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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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선거 격전지를 가다] <1> 경남지사 후보 이달곤 vs 김두관

입력
2010.05.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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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쉽지 않을 낍니더."

22일 김해시 부원동 새벽시장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달곤 경남지사후보가 한나라당 소속이어서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요즘 무소속 김두관 후보 얘기를 하는 사람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론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반면 "김 후보 바람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밑바닥 분위기는 한나라당"이라며 지역발전론을 내세워 이 후보를 선호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경남지역 곳곳에서는 두 갈래의 흐름이 혼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전통적 텃밭인 경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했다. '한나라당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는 분위기보다는 '이번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기류가 곳곳에서 감지됐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난기류의 근저에는 중앙무대에서 내려온 후보보다는 오랫동안 표밭을 누빈 후보를 선호하는 정서가 자리잡고 있었다. 김해시 상가 앞에서 만난 60대 부부는 "김두관 후보는 경남에 오래 있어서 밑바닥 마음을 잘 알지만, 이달곤 후보는 중앙 정치인 아닙니꺼"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창원시 종합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민재홍(41)씨도 "(정부여당이) 경남 지역에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는데 한나라당만 보고 찍을 수는 없다"며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자연스레 한나라당 전통 지지층의 불안감으로 나타났다. 마산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강모(59)씨는 "잘못하다가는 무소속한테 도지사 자리를 내줄 수도 있을 것 같던데예"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초반에는 나도 한나라당을 싫어했는데, 성향이 다른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에 지금은 마음을 바꿨어예"라고 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와 신뢰는 여전히 강했다. 하동군 하동공설시장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김모(61)씨는 "머라캐도 결국은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되지 안캤습니꺼"라며 여당의 승리를 예상했다. 양산시 버스터미널에서 만난 40대 택시기사도 "경상도 '사나이'는 한번 밀어주면 끝까지 밀어줍니더"라며 한나라당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두관은 당당하게 민주당 등 야당으로 출마해서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비겁하게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맘에 안 듭니더"라고 비판했다.

자영업자와 학생, 블루칼라 등에서 김 후보 지지가 높았으나 농어민과 가정주부 사이에서는 이 후보 지지자들이 더 많은 분위기였다. 고성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정모(64)씨는 "김두관 후보 바람이 분다고 하지만 표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도 바닥 정서는 한나라당 아닙니꺼"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이 후보를 보냈다니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 후보 측도 초박빙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승리를 장담했다. 이 후보 측은 "이 후보 인지도가 상승하고 조직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선거일에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도 "민심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박빙의 승리를 예상했다.

창원·마산·진주·김해·양산·하동=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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