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계천에 나타난 길이 1.2㎝의 작은 물고기 갈겨니의 출처를 놓고 서울시와 환경 단체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시는 2월 청계천 수질 개선으로 복원 전에 비해 동ㆍ식물이 8배 늘어났으며 총 27종의 어종 가운데 각시붕어 줄납자루 가시납지리 몰개 등 어종이 새로 발견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처음 발견된 갈겨니 참종개 얼룩동사리 등이 올해도 모습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련은 23일 원래 섬진강 수계 서식종인 갈겨니 등이 시 당국에 의해 청계천에 인위적으로 방사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반박했다. 충남 지역 민물고기 채집 연구가인 조모(53)씨가 "시 산하 청계천관리센터에서 2006년 4월 갈겨니 50마리, 피라미 50마리를 가져갔다"고 말한 것 등을 근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환경련 관계자는 "청계천 수질 개선 홍보를 목적으로 한 인위적 방사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계천관리센터 관계자는 "(갈겨니의) 인위적 방사는 없었다"며 "2006년 가져온 갈겨니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생태학습장 수족관에 전시하는 데 쓰였다"고 해명했다. 또 "물론 시민들이 관리 범위 밖에서 방사한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청계천 하류에 중랑천 등에서 올라오는 어류가 많아지는 등 수질 개선의 효과가 큰데 갈겨니도 같은 차원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유입 어종이 청계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도 분석은 엇갈렸다. 시는 "어류생태계의 건강성이 향상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복원된 하천 생태계가 안정화하면서 생물 서식 환경이 다양해지고 자생적 먹이사슬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익수 전북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생물학적으로 인위적 변화는 나중에 큰 혼란을 불러온다"며 "배스 등 외래종 침입과 같다"고 반박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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