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에서 금융규제법안이 통과하면서 월스트리트의 은행가와 로비스트들이 '최후의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강력한 규제 도입이 가시화하고 있는 데도, 그 동안 무소불위로 군림해 온 관성 때문인 듯 "아직도 우리(월가)가 이길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월가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FT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하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월가는 로비의 모든 역량을 '금융파생상품 거래제한' 분야에 집중시키고 있다. 금융구제법안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은행은 파생금융상품 거래를 하지 못하며 그 업무를 분사시켜야 하는데, 대형은행들이 '고위험 고수익'모델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던 분야여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미 상원이 앞으로 수주 동안 지난해 12월 통과한 하원의 금융구제법안과의 단일안 협상을 진행하면 월가의 '최후 몸부림'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재미 있는 점은 정보의 집결지인 월가가 블랑쉬 링컨 미 상원 농업위원장이 법안을 발의하기 전까지, 파생상품 규제 부분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한다. 이 법안으로 링컨 위원장은 월가의 새로운'저승사자'가 됐다.
월가는 자기자본 매매 금지와 상업은행의 헤지ㆍ사모펀드 소유금지를 담은 이른바 '볼커 법'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완화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폴 볼커 미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이 주도하고 미 재무부가 하원에 제출한 상태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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