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원(Special One-왕중왕)'이기에 유럽무대 두 번째 정상과 트레블(3관왕) 영광도 성에 차지 않았다.
조제 무리뉴(47) 인터 밀란 감독은 2003~04 시즌에 FC 포르투(포르투갈)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끄는 돌풍을 일으켰다.
포르투갈 대표팀 출신의 골키퍼 조제 펠리스 무리뉴의 아들인 무리뉴 감독은 선수로서 빼어나지 않은 자질을 일찌감치 인정하고 지도자로 눈길을 돌렸다. 유소년 코치 등을 지낸 무리뉴 감독이 지도자로서 눈을 뜨기 시작한 건 1993년 포르투의 사령탑이었던 바비 롭슨의 통역을 맡고 난 이후였다. 그는 베테랑 사령탑인 롭슨과 함께 일하면서 자기만의 축구철학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다시 돌아온 포르투에서 유럽무대 정상을 밟은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가며 '스페셜 원'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008년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 인터 밀란으로 무대를 옮긴 무리뉴 감독은 첼시에서 이루지 못한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트로피를 다시 한번 들어올렸다. 인터 밀란은 23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2-0으로 물리치고 45년만에 유럽 챔피언에 올랐다.
인터 밀란에 유럽챔피언을 안긴 무리뉴 감독은 올 시즌 자국 정규리그, 코파 이탈리아까지 석권, 세리에A 최초로 트레블 영광을 안았다.
전통의 명가 유벤투스, AC 밀란 등도 이루지 못한 트레블 고지를 밟은 인터 밀란은 이로써 세리에A의 새 역사를 활짝 열어젖혔다. 또 무리뉴 감독은 역대 세 번째로 두 팀에서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른 사령탑으로 등극했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세 팀에서 유럽 정상에 오르는 최초의 감독이 되고 싶다"며 끝 없는 야망을 드러냈다. 그는 "인터 밀란에 머무는 것보다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암시한 뒤 "레알 마드리드가 유일하게 나를 원하는 클럽"이라고 밝혔다.
소문으로 떠돌던 레알 마드리드행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밝힌 무리뉴 감독은 다음 시즌부터 스페인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언론들은 이미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와 4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봉은 역대 사령탑 중 최고액으로 1,000만파운드(약 171억원)에 달한다. 또 레알 마드리드는 무리뉴를 데리고 오는 대신 인터 밀란에 위약금 1,450만파운드(약 248억원)를 지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리뉴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뮌헨을 맞아 수비에 치중하다 매서운 역습으로 우승컵을 안았다. 이날 뮌헨의 공세 밀렸던 인터 밀란은 전반 35분 골키퍼의 롱패스를 받은 디에고 밀리토가 베슬러이 스네이더르와 2대1 패스로 만들어낸 찬스를 골로 연결시켜 1-0으로 앞서갔다. 또 후반 25분에는 사무엘 에투의 패스를 받은 밀리토가 개인기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추가골까지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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