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166명을 태우고 두바이를 출발한 인도 여객기가 22일 오전 인도 남부 망갈로르 공항에 착륙하던 도중 골짜기로 추락해 159명이 사망했다. 사고가 난 보잉 737-800 여객기는 국영 에어인디아가 운영하는 저가 항공사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소속으로, 승객들은 모두 인도 국적자였다. 이들은 대부분 걸프 지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여름 휴가철을 맞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병원에서 치료 중인 7명의 생존자들 가운데 상태가 양호한 이들은 "비행기가 착지한 후 기체가 흔들리면서 급브레이크가 걸린 데 이어 큰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종사가 착륙을 시도하다 미끄러지면서 활주로 끝으로 질주, 숲으로 뒤덮인 골짜기에 충돌한 다음 화염에 휩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기는 두동강이 난 채로 폭발해 불에 탔는데, 생존자들은 폭발 전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도 당국은 DNA 검사 등을 통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지만 화재로 훼손이 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사고가 조종사 과실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 컨설팅업체 전문가들과 공항 책임자들은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것을 들어 조종사 실수나 브레이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사고기 조종사는 세르비아 출신의 영국인으로 1만시간이 넘는 비행경력을 지닌 베테랑으로 망갈로르 공항에도 19번 착륙한 경험이 있다.
인도민간항공총국(DGCA)은 망갈로르 공항이 고원지대에 위치해 활주로를 둘러싼 안전지대가 다른 공항에 비해 좁기 때문에 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DGCA의 한 관계자는 조종사가 착륙 전 조난신호를 보내지 않았고 가시거리도 충분했다며, 현장에서 수거한 조종석 음성기록 장치를 복원한 후에야 정확한 사고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1996년 여객기 두 대가 뉴델리 인근 공중에서 충돌해 탑승자 349명 전원이 사망한 참사 이후 인도 최악의 항공기 사고로 꼽히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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