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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탐색 넘어 본궤도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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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탐색 넘어 본궤도 오를까

입력
2010.05.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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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일본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향해 한걸음을 내디뎠다. 최종 성사가능성은 여전히 장담할 수 없지만, 3국의 의지나 주변 분위기는 최소한 이전보다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지리적 인접성과 경제적 상호의존도를 감안할 때, 한ㆍ중ㆍ일 FTA는 그 폭발력과 파급효과 면에서 이전 한ㆍ미 및 한ㆍ유럽연합(EU) FTA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위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 그런 만큼 두 경제대국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운신폭을 넓혀가는 '캐스팅보터(casting voter)'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샌드위치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넛 크래커(nut cracker)'로 전락할 수도 있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나오시마 마사유키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은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ㆍ일ㆍ중 통상장관회담'을 갖고, 향후 회담 정례화와 함께 3국간 투자협상을 연내 타결키로 했다. 또 3국 FTA 공동연구를 2012년 정상회담이전에 종료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FTA공동연구는 학계와 산업계는 물론 각 통상교섭대표와 모든 정부부처가 참여하는 것으로, 일종의 FTA예비협상 성격을 지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기존 아세안+한중일 형태로 진행되던 통상장관회의에서 3국이 별도 회의체를 마련함으로써 향후 경제ㆍ통상분야 의제발굴과 입장조율 등 경제협력의 내실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FTA논의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3국은 통상장관회담 정례화→투자협정체결→FTA체결→동북아 경제통합으로 이어지는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 동안 3국은 긴밀한 경제협력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FTA에 대해선 워낙 민감한 내용이 많아 '동상이몽'으로 접근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한ㆍ중 정상이 강력한 FTA 추진의지를 피력하고, 이에 10년 가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한ㆍ일 FTA도 자극을 받고 있어 과거 어느 때보다 3국간 FTA 논의는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이창재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원은 "미국이나 EU에 대한 교역의존도가 높은 3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의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역내 경제협력과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3국 FTA는 한ㆍ중, 한ㆍ일, 중ㆍ일 등 개별 국가차원의 양자간 FTA와, 3국이 모두 참여하는 한ㆍ중ㆍ일 공동 FTA 등 2갈래의 논의가 있는데, 일단은 양자간 FTA 그 중에서도 한ㆍ중FTA가 성사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3국간 FTA는 기존 원거리 국가와의 FTA와 달리 지리적, 경제적 근접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가장 큰 시너지효과가 예상되지만, 동시에 정치적 이해관계나 산업별 득실관계가 워낙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한성 KIEP FTA팀장은 "3국간 FTA는 신선채소와 활어까지 오갈 수 있는 지금까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FTA가 될 것"이라며 "이익 못지 않게 피해가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협소한 내수시장의 외연(外延)확대가 절실한 우리나라로선 중ㆍ일과의 FTA가 절호의 기회인 것은 사실. 하지만 역으로 중국엔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일본에는 기술경쟁에서 밀리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동연구에서부터 할 때 하더라도 치밀한 득실계산, 지킬 분야와 내줘도 될 분야에 대한 확실한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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