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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족 출신 작가 아라이 방한 인터뷰 "중국 서부는 소수민족의 전통문화 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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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족 출신 작가 아라이 방한 인터뷰 "중국 서부는 소수민족의 전통문화 풍부"

입력
2010.05.2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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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51ㆍ사진)는 티베트족 출신으로 중국 문단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1998년 발표한 장편소설 (塵埃落定ㆍ한국어판 제목 '색에 물들다')으로 중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마오둔 문학상'을 받으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쓰촨(四川)성 티베트족 자치구에서 태어난 그는 중국 현대사와 맞물린 티베트 사회의 격변이나 티베트 전통의 풍속과 신화를 소재로 작품을 써왔으며, 현재 쓰촨성 작가협회 주석을 맡고 있다.

그가 제4회 한중작가회의 참석차 23일 처음 방한했다.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사장 김주영) 주최로 24, 25일 서울 중구 그랜드앰버서더호텔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한국 문인 20명과 중국 문인 18명이 참가,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을 펼친다.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리는 이 행사는 내년엔 중국 시안(西安)에서 개최된다. 아라이를 23일 오후 만났다.

_ 한중 문학 교류의 의미를 어떻게 보는지.

"이익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치경제적 교류와 달리 문화, 특히 문학 교류는 정서와 마음에 기반하는 것이다. 현실적 이익을 따지지 않는 교류라야 오래 지속되면서 서로에 대한 근본적 이해를 꾀할 수 있다."

_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중국 작가 중엔 쓰촨성, 칭하이성, 간쑤성 등 서부 지역 출신이 많다.

"중국 서부는 동부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지만 문학적으론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획일화돼가는 동부와 달리 서부엔 티베트족, 회족,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의 전통문화가 여전히 풍부하게 살아있다. 문학을 하는 이들에겐 굉장히 자유로운 공간이다. 예컨대 내 작품의 독자들은 내가 쓰는 언어를 좋아한다. 중국어이면서도 중국어가 아닌 언어라는 것인데, 그도 그럴 것이 나는 티베트어로 구상을 한 뒤에 중국어로 집필을 한다."

_ 티베트족 출신이라는 사실이 작가가 된 계기였나.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종교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은 쉽게 변하지 않는 보수적 사회가 되기 쉬운데 티베트족 사회가 바로 그렇다. 티베트 신화를 소재로 한 최신작 (2009)에 이르기까지 내가 줄곧 티베트를 작품 소재로 삼아온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작가가 된 근본 이유는 문학을 향한 열망 때문일 것이다. 건설노동자, 중학교 교사를 거쳐 고위급 공무원, 잘나가는 잡지 편집인 일도 해봤지만 결국 내게 안정을 준 것은 문학이었다."

_ 은 티베트 전통 사회의 몰락에 대해 냉정한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외부에선 티베트가 중국의 억압에 고통받고 있다는 시각도 많다.

"그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티베트는 7, 8세기 무렵부터 최근까지 어떤 문명의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정체돼 왔다. 티베트가 억압과 침해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예전에 특권을 누리던 귀족 계층에 지나지 않는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사진=신상순기자 s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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