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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풍(東風), 또 하나의 실크로드'/ 타문화와 통하고…동시대 담아낸…'젊은 국악'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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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풍(東風), 또 하나의 실크로드'/ 타문화와 통하고…동시대 담아낸…'젊은 국악' 둘

입력
2010.05.2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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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은 젊다. 젊음은 다름을 끌어안고, 동시대와 눈맞춘다.

'동풍(東風), 또 하나의 실크로드'는 2008년 도쿄에서 첫선 보인 무대를 발전시킨 결과다. 고선지와 혜초 등 고대 실크로드의 주역이었던 한민족의 실존 인물들을 주제로, 일본 음악인들과 한일 양국의 배우들이 펼쳤던 다문화적 복합 무대였다. 이번에 한국의 젊은 국악 실내악 단체인 정가악회가 보다 한국적인 총체극으로 끌어온다.

정가악회 단원 4명과 일본의 전통음악 단체 '민속공방/아시안솔'의 연주자 4명이 협연할 선율은 동양적 음악의 정체성에 대한 답안이다. 초연 당시 일본 전통음악 주자들이 연주한 음악은 샤미센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기무라 ?스케가 일본과 한국의 전통 선율을 혼합해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 악기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동안 생황과 해금 등 한국 전통 악기에 대해 연구한 일본측이 적극 동의했다.

일본의 고토, 중국의 양금 등 한중일의 전통 악기가 등장하는 무대에서 한국적 음색이 두드러지는 이유다. 음색, 농현 등 음의 질감을 결정하는 시김새는 한국 전통음악의 방식을 좇기로 합의됐다. 우리의 즉흥 연주 방식인 시나위를 방불케 하는 즉흥 연주를 3국의 전통 악기의 달인들이 재현해 내는 무대는 동양 전통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펼쳐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여성 판소리꾼 권아신과 일본의 소프라노 요시하라 게이코가 펼치는 노래는 독특한 배틀 광경을 연출한다. 한국 무용단 'WOO댄스컴퍼니'가 역동적이고도 절제된 춤사위로 무대의 흡인력을 더한다. 일본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무대 미술, 음향 등 색다른 무대 메커니즘을 감상할 기회기도 하다.

정가악회의 해금 주자 이승희씨는 "일본측이 주도한 무대였지만 우리와의 공동 작업으로 새로운 음악적 경지를 보여주게 됐다"며 "유쾌한 분위기의 무대라 대상층이 넓다"고 말했다. 6월 8, 9일 오후 7시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 (02)583_9979

판소리의 현대적 가능성을 꾸준히 모색해온 국악 뮤지컬 집단 타루의 행보는 대중문화와 패션까지 담아내는 데 이르렀다. '판소리, 애플 그린을 먹다'는 젊은 새대가 열광하는 것들을 판소리라는 그릇으로 담아낸다. 인기 스낵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과자 이야기', 영화에 빠진 아가씨를 그린 '스물셋 송희', 상업자본주의와 젊은 세대의 관계를 그린 '조선 나이키' 등 세 편을 옴니버스 창극 스타일로 묶어낸다.

말하자면 판소리 뮤지컬이다. '과자 이야기'가 과자의 마케팅 경쟁을 의인화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창조했다면, '조선 나이키'는 특정 상표에 목을 매는 10대들의 욕망을 풍자한다. '스물셋 송희'는 영화 '서편제'를 보고 주인공 배우가 되겠다던 아이가 20대의 판소리꾼으로 자라기까지의 이야기다. 내용은 청소년용이지만 패러디나 언어유희의 수준은 대학생 수준의 의식을 목표로 잡고 있다.

판소리는 동시대의 예술이라는 관점을 견지하는 타루는 부단히 텍스트를 수정해 나가는 것으로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연출자 박선희씨는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20~30분짜리 창작 판소리를 만들어오고 있다"며 "소리에 등장하는 특정 상표명은 현대인의 로망을 솔직히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외의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7월 1~4일, 극장 용. 1544_5955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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