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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아티스트 시리즈 첫 주자 '토종 피아니스트' 박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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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아티스트 시리즈 첫 주자 '토종 피아니스트' 박소연

입력
2010.05.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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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갔다 오지 않은 까닭에 '귀국 독주회'란 제 사전에 있을 수 없죠. 그런데 이번에 예술의전당에서 외국 유학파들과 나란히 큰 자리를 마련해 주시니, 그보다 빛나는 데뷔 무대를 갖는 셈이에요." 피아노 주자 박소연(32)씨의 자부심은 은근하다.

외국 유학이란 국내 클래식계의 관행에서 일종의 성인식이다. 해외 학위 획득-귀국 독주회라는 절차를 마다하고 국내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전주예술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친 그는 이번 연주회를 두고 "제가 외국 유학파와 맞먹는다는 사실을 공인받는 자리"라고 했다. 예술의전당이 신예 클래식 주자들을 모아 12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펼치는 '2010 예술의전당 아티스트 시리즈'의 첫 주자이자 유일한 국내파다.

예종 피아노과에 수석 입학, 전학년 장학생이었던 그는 졸업 후 신설된 피아노 부문 최고 연주자 과정 3년까지 지난해 마침으로써 토종 피아니스트로서의 조건을 완비했다. 음표가 2만개에다 난해한 코드로 뭉쳐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 과제곡으로 주어진 졸업시험을 대비하느라 하루 네댓 시간 피아노와 씨름했던 악바리다. 5년 간 침을 맞으며 연주했다.

"하반기에는 장기 활동을 목표로 피아노 트리오를 결성할 생각이에요." 지난해 8월 예술의전당이 마련한 여름실내악축제에서 '루체'라는 피아노 트리오의 리더로 활동하기도 한 그는 실내악의 깊은 맛을 대중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음악적 견해 차이로 다투던 일, 멤버들 간의 예기치 못한 불화로 애를 태우던 일 등을 겪었지만 실내악에의 꿈을 희석시키지는 못 한다. 지난해 금호체임버뮤직소사이어티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피아니스트 김대진씨가 앙상블 음악에 쏟는 열정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면서 그는 "실내악은 인품의 예술"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2006년부터는 모교인 전주예고에 출강 중이다. 제자들에게 서울의 콘서트를 관람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등 애정이 남다르다. 전주와 서울을 오가며 지난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콘서트를 갖는 와중에 3월에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개최한 오디션에도 합격했다. 8월의 독주회 무대는 그 결과다.

박씨는 이번 무대에서는 리스트의 '발라드 2번 b단조' 등을 연주한다.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02)580-1300

장병욱기자 aje@hk.co.kr

사진=홍인기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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