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사람들'은 요즘 고인의 정치적 유산 계승을 내세우며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불과 1년여 전 스스로 폐족(廢族ㆍ조상이 큰 죄를 지어 그 자손이 벼슬을 할 수 없게 됨)의 위기에 몰렸다고 평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운신의 폭이 놀랄 만큼 넓어진 셈이다.
6ㆍ2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선거에 '친노 벨트 구축'이란 평가가 나올 만큼 친노 후보가 8명이나 출마했다. 물론 당과 소속은 다르다. 민주당에선 한명숙 전 총리(서울) 안희정 최고위원(충남) 이광재 의원(강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부산) 등이 시∙도지사 후보로 나섰다. 국민참여당에선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경기)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광주) 유성찬 전 환경관리공단 이사(경북)가 출사표를 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무소속으로 경남지사선거에 뛰어들어 선전하고 있다.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에 나선 친노 인사들도 적지 않다. 국민참여당 창당을 주도한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례적으로 광주 서구 구의원에 출마했다. 국민참여당 소속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서울 도봉구청장선거에 출마해 표밭을 누비고 있다. 차성수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김영배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은 민주당 후보로 각각 서울 금천구청장선거와 성북구청장선거에 나섰다. 민주당 소속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은 부천시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았지만 이해찬 전 총리를 비롯한 상당수 친노 인사들이 한명숙 서울시장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태년 전 의원 등은 이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시민정치단체인 '시민주권'을 주도하고 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국민참여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 현실 정치와는 선을 그은 채 노무현 전 대통령 유업 계승에 전념하는 그룹도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그는 현재 노무현재단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출신의 양정철 재단사무처장과 함께 서거 1주기 행사를 총괄하고 있다. 또 청와대 국정기록비서관 출신의 김정호 영농법인 봉하마을 대표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공보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봉하 마을을 지키고 있다.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와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각각 국민대와 경북대 교수로 복직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노무현 이념'을 구현하려는 미래발전연구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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