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시시대~일제 말까지 교육의 역사 정리
다시 읽는 조선교육사 / 이만규 지음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중등학교 교사였던 이만규(1888~1978)가 1946년 출간한 를 현대어로 고쳐 재출간한 책이다. 고대부터 일제 말까지 우리나라 교육의 역사를 정리했다. 최초의 한국교육 통사로 많은 교육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책이다. 그러나 저자가 해방정국에 월북해 북한에서 활동하는 바람에 오랫동안 간행되지 못하다 1988년 출간됐으나 곧 절판됐다.
계급주의적 관점도 느껴지지만 우리 민족의 주체성과 우수성을 강조하는 민족주의적 관점이 짙게 배어 있다. 2,000년에 걸친 우리 교육의 역사를 알기 쉬우면서도 깊이있게 소개하고 있다. 서경덕, 이황, 이이 등 뛰어난 학자들이 제자와 아이들을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교육했는지 등 현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살림터ㆍ720쪽ㆍ3만3,000원.
남경욱기자 kwnam@hk.co.kr
■ "조선인들에 천방지축 도깨비는 자유와 해방"
도깨비 본색, 뿔 난 한국인 / 김열규 지음
국문학자ㆍ민속학자인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가 괴상망측하고 이상야릇한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한국인의 무의식 세계를 들여다본다. '삼국유사'의 '비형' 이야기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수천년 간 한국인과 함께 살아온 도깨비를 저자는 "우리의 속내와 맞대면하게 해주는 자서전이자 백과사전"이라고 말한다.
도깨비 이야기는 특히 조선시대에 전성기를 이뤘다. 본능이 날뛰는 대로 뒹굴고 까불었던 도깨비가 삼강오륜에 억눌린 조선인들에게는 자유와 해방이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장난질의 천재에 무지막지한 색골이며, 변덕쟁이에다 감투 콤플렉스까지, 온갖 설화 속에 나타난 도깨비의 속성과 한국인의 모습을 하나하나 엮어나가는 과정이 할아버지의 구수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유쾌하고 즐겁다. 사계절ㆍ262쪽ㆍ1만2,800원.
김지원기자 eddie@hk.co.kr
■ 패션·외식문화 등 트렌드의 사회적 의미는?
파리를 떠난 마카롱 / 기욤 에르네 지음
사회학자이자 트렌드 전문가가 쓴 '트렌드 사회학' 입문서다. 트렌드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지고 널리 퍼지는지 다각도로 설명하고 분석한다. 패션에서 외식문화까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해 흥미를 끌면서, 역사와 다양한 이론들을 접목시켜 트렌드의 사회적 의미를 짚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트렌드는 개인의 선택과 집단의 취향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집단의 자의'다. 그는 트렌드에 대한 단편적인 접근이나 피상적 해석을 경계한다. 대신 계급과 결부된 모방적 경쟁으로서 트렌드의 속성, 자본주의가 과잉생산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마련한 장치로서 트렌드의 기능 등에 주목한다. 트렌드를 통해 사회적 변화를 폭넓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권지현 옮김. 리더스북ㆍ236쪽ㆍ1만3,000원.
김경준 기자
■ 7세기 아시아 불교문화·실크로드 현장 생생
현장 법사/ 샐리 하비 리긴스 지음
현장 법사를 다룬 묵직한 책 한 권이 또 나왔다. 지난주 출간된 가 다양한 고증을 통해 현장 법사의 역사적 실체를 복원한 책이라면, 는 현장 법사의 5만리 순례 길을 따라가면서 현장의 삶뿐만 아니라 당시 아시아 불교문화와 실크로드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7세기 현장 법사가 지나갔던 중앙아시아의 오아시스 국가와 인도 등의 생활상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현장 법사의 인도 여정은 불교가 인도를 넘어서 중국에서 활짝 꽃을 피울 수 있게 된 결정적 계기였는데, 중국과 인도라는 두 가지의 거대한 아시아 문화가 만나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의 여성 아시아 전문가인 저자 샐리 하비 리긴스는 현장 법사의 순례 길을 직접 답사해서 이 책을 썼다. 민음사ㆍ400쪽ㆍ2만3,000원.
송용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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