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초 금성탐사위성 ‘아카쓰키’와 세계 최초 우주 요트 ‘이카로스’를 탑재한 일본 국산 H2A 로켓이 21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정상 분리해 궤도에 진입한 아카쓰키가 금성까지 무사 비행할 경우 일본의 첫 행성 탐사가 된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은 이날 오전 6시58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17호기를 발사했다.
당초는 18일을 예정했지만 발사 직전 기상이 나빠져 한 차례 연기한 이 로켓은 금성대기 탐사용 ‘아카쓰키’와 행성 탐사를 위한 실험기 ‘이카로스’ 이외에도 소형 위성 4개를 탑재했다. 발사 약 27분 후 아카쓰키 분리를 시작으로 이카로스와 소형위성들이 차례로 분리해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번 발사에서 일본은 행성탐사위성 아카쓰키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은 1998년 화성탐사위성 ‘노조미’를 쏘아 올렸지만 발사 후 기기 고장이 잇따라 2003년에 화성 주변 궤도 진입을 단념해 탐사에 실패했다. JAXA가 약 150억엔을 들여 개발한 아카쓰키는 비행이 순조로울 경우 태양 주변을 돌면서 약 5억2,000만㎞를 비행해 12월에 금성 부근에 도달한다. 최종적으로 금성 표면에서 300~8만㎞의 타원형 궤도에 들어가 2년 이상 탐사를 진행한다.
아카쓰키는 다양한 파장으로 조사할 수 있는 특수카메라 등 관측기기를 이용해 황산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진 금성 주변의 두터운 구름층 성분과 초속 약 100m의 폭풍 발생 과정 등 금성의 기상을 처음으로 분석한다.
한 변이 14m가 넘는 정사각형 돛을 펼쳐 태양광 압력과 발전을 동시 이용해 비행하는 이카로스도 눈길을 끈다. 얇은 은색 비닐 모양의 폴리이미드 소재인 이 돛은 거울처럼 태양광을 정면으로 반사하면서 생기는 힘을 이용해 태양광이 비추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향후 목성탐사기에 적용하기 위한 실험용이며 이번 비행에서 목표한대로 달보다 더 멀리 날아가면 돛을 이용한 우주탐사기로는 세계 처음이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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