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향해 닻을 올린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후 오후 4시 45분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 본선을 향한 장도에 오른다.
첫 기착지는 일본이다. 24일 사이마타경기장에서 한일전을 치른다. 라이벌전이 팀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피할 수 없게 된 승부라는 점에서 승리를 거둬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 특히 일찌감치 ‘허정무호’의 주포로 낙점된 박주영(AS 모나코)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주영은 지난해 10월 세네갈전(2-0) 이후 허벅지 부상이 반복되며 7개월간 A매치를 치르지 못했다.
한일전을 마친 ‘허정무호’는 남아공 입성의 전초 기지인 오스트리아로 향한다. 대표팀은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소도시 노이스티프트에 머물면서 벨로루시, 스페인과의 친선 경기로 전술 밑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벨로루시전은 26명의 예비 엔트리에서 3명을 솎아내기 위한 마지막 실전 테스트다. 대표팀은 6월 2일 오전 7시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전(2-0)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재활에 힘쓰고 있는 이동국이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스물 한 살 동갑내기 구자철(제주) 이승렬(서울) 김보경(오이타) 중 ‘허심’을 누가 사로잡을 지에도 눈길이 간다.
유럽 챔피언 스페인과의 일전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허정무호’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비드 실바(발렌시아) 사비 에르난데스(바르셀로나)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스페인과 대등하게 맞설 경우 ‘허정무호’는 한층 높아진 자신감을 갖고 결전의 땅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팀은 내달 5일 결전의 장인 남아공에 입성, 해발 1,233m의 고지대인 루스텐버그에 베이스 캠프를 차린다. 고지대와 쌀쌀한 기후 등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고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을 최종 점검한다.
한편 B조 조별리그 1차전 상대 그리스는 노이스티프트에서 200㎞ 떨어진 스위스 바트 라가츠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오는 26일 오전 3시 북한과 알타흐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전에 대비한 모의고사 성격의 경기다.
그리스의 허실을 탐색하기 위해 허 감독은 선수단과 별도의 항공편으로 일본에서 스위스로 이동, 그리스-북한전을 관전한 후 노이스티프트 캠프에 합류한다. 같은 날 오전 2시 스위스 바텐스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에는 정해성 코치와 김세윤 비디오분석관이 파견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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