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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앵벌이' 이용되는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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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앵벌이' 이용되는 장애인

입력
2010.05.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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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생활시설의 홈페이지인 A사이트. '후원을 바란다'는 글을 클릭했더니 한 남자 장애인이 엉덩이를 드러내는 등 반쯤 벗은 채로 욕창치료를 받는 장면이 떴다. 불쌍하다는 생각을 넘어 거북하다는 느낌을 줄만 했다. 사진의 주인공은 자신의 반라가 인터넷에 올랐다는 사실을 모를 만큼 중증장애를 앓고 있다. 심지어 B사이트는 장애인들이 목욕하는 사진들을 여과 없이 올려놓았다. 모두 돈 때문이다.

장애인생활시설 거주 장애인의 신상정보가 후원금 모집을 핑계로 마구잡이 공개되고 있다. 일부 인터넷사이트는 '불쌍하게 보여 보다 많은 후원금을 받겠다'는 명목 하에 신체 일부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 장애인에 대한 사이버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생활시설을 경험했던 이들의 모임인 탈시설네트워크 이음이 올 1~5월 전국 장애인생활시설 332곳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49곳이 혐오감을 일으킬 정도로 과도한 신체노출 및 얼굴 사진, 신상정보(이름 나이 장애등급)를 공개하고 있었다. 온라인 사진첩에 얼굴과 신체, 일상 등을 여과 없이 올린 곳까지 합하면 205곳에 달한다. 후원금 모집활동이 보다 활발한 영ㆍ유아 장애인시설은 40곳 중 30곳이 개인정보 및 사진을 마음대로 올려놓고 있었다.

잘못된 정보를 올려 돈을 모금하는 사이트도 있었다. 30~40대가 거주하는 시설을 어린이시설로 소개하는 게 대표적이다. K사이트는 40대 장애인들을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아이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음은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회견을 열고, "개인정보 공개를 중단하고 장애인을 더 이상 후원금 모집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올 연말께 홈페이지의 현황을 재조사한 후 여전히 개선되지 않으면 인권위에 장애인차별로 진정을 낼 예정이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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