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달 넘게 北심증만… 추진체 발견 후 급반전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의 중(重)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민군합동조사단은 20일 여러 정황 증거 및 물증을 제시하며 북한군이 천안함을 정조준 공격한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합조단 출범 당시 북한의 직접 공격으로 결론 내리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을 뒤엎는 결과였다. 강력한 증거인 어뢰 추진체를 수거하면서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모킹 건이 된 북한제 어뢰 추진체
15일 오전 9시께 침몰 해역에서 발견된 스모킹 건(smoking gunㆍ결정적 증거)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군 당국은 그간 '천안함 사태는 북한 소행'으로 판단했지만 사건 발생 한 달이 넘도록 심증만 있었을 뿐 결정적인 물증이 없어 애를 태웠다.
하지만 북한제 어뢰의 추진체가 발견되면서 상황은 일시에 반전했다. 이 추진체가 북한이 해외수출을 목적으로 배포한 어뢰 소개 책자의 설계도에 명시된 크기와 형태가 일치한 것. 또 추진부 뒷부분 안쪽의 1번이라는 한글 표기는 북한 어뢰 표기 방법과 같았다. 특히 어뢰 프로펠러에서 발견된 흰색 흡착물질이 천안함 선체에 발견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심증은 확증으로 발전했다.
합조단의 과학적 분석이 큰 역할
국내외 전문가 71명으로 구성된 합조단은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 과학수사, 선체구조 및 관리, 폭발물 유형 분석, 정보ㆍ작전분석 분과위원회 등 4개 분과위로 나뉘어 침몰 원인을 밝히는데 전력했다.
과학수사분과위(과수위)는 천안함 선체에서 검출된 흰색 흡착물질과 어뢰 부품에서 검출된 흡착물질을 서로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맡았다. 이 두 물질 성분이 서로 같은 산화 알루미늄이며, 폭발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을 찾아낸 것도 과수위다. 어뢰 후부 추진체 내부에서 발견된 1번이라는 한글 표기가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 쓰여진 4호와 표기 방법이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정보ㆍ작전분석분과위는 천안함 침몰 전후로 북한의 상어급(325톤) 잠수함과 연어급(135톤) 잠수정이 기동한 정황을 분석했다. 이후 공격 루트와 공격 상황, 퇴로 확보 등의 정황을 재구성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선체ㆍ구조관리분과위는 선체의 변형 형태와 절단면 분석, 첨단기법인 시뮬레이션(컴퓨터 가상실험)을 통해 선체가 어뢰 공격을 받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폭발유형분석분과위는 수중무기 유형별 폭발 형태를 분석, 침몰 초기 제기된 내부 폭발, 피로 파괴, 암초 충돌 등이 있을 수 없음을 규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