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을 1년여 앞두고 리허설 성격으로 열린 대구국제육상대회는 많은 운영미숙을 드러냈다. 대회조직위는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24ㆍ자메이카)가 참가해 흥행에는 성공했다고 자평하지만 텅빈 관중석은 흥행을 반감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볼트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기 위해 트랙을 도는 동안 카메라에 비친 관중석은 썰렁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공인한 '월드 챌린지 대회'로 격상됐고, 세계 20개국 이상에 중계권을 판매한 대회 치고는 민망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경기 전날 조직위관계자는 '볼트 효과'로 인해 입장권이 매진됐다고 말했지만 실제상황은 전혀 달랐던 것. 상당수 표가 '의무적인' 단체 구매로 이뤄졌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매끄럽지 못한 경기장 출입통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안전을 이유로 개막 2시간전부터 경기장외곽 1km부터 차량운행을 못하게 해 시민들의 원성을 샀다. 일부에서는 가방 검사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조직위는 또 볼트가 남아공 월드컵서 한국팀을 응원한다는 의미로 붉은 색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으나 오보로 판명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이밖에 100m 세부 구간기록 등을 계측할 수 있는 장비를 준비하지 않아 볼트의 레이스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 버린 점도 뼈아팠다. 사상 첫 입체영상(3D)으로 생중계되는 등 TV화면에 비친 경기장면은 화려했으나 콘텐츠는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심지어 볼트가 골인한 직후에도 TV화면에는 기록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나오지 않았고 함께 뛴 한국선수들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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