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한 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3월 26일 장병 46명의 생명을 앗아간 지 56일 만이다.
윤덕용 민군합동조사단(합조단) 단장(민간 측)은 20일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천안함은 북한산 CHT_02D어뢰에 의한 외부 수중 폭발로 침몰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어뢰는 표적의 소리를 추적해 폭발하는 음향항적 및 음향 수동추적 방식으로 직경 53.4㎝(21인치), 무게 1.7톤, 폭약장약 250㎏에 달하는 중(重)어뢰다. 중국이 1980년대 개발한 Yu(漁)_3G어뢰와 제원과 성능이 유사해 이를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 단장은 "침몰 해역에서 결정적 증거물로 어뢰의 프로펠러와 추진모터 등을 수거했다"며 "북한 수출용 무기 소개 책자에 나와 있는 CHT_02D어뢰와 크기와 형태가 같고 어뢰 추진체 내부에서 발견된 1번이라는 한글 표기는 군이 확보하고 있는 북한산 어뢰 표기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군이 7년 전 서해 연안에서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에는 4호라고 적혀 있다.
합조단은 침몰 해역에서 수거한 어뢰의 잔해를 공개했다. 프로펠러 샤프트(축) 추진모터 등으로 구성된 잔해는 북한의 수출용 책자의 어뢰 설계 도면과 크기나 형태가 일치했다. 합조단은 설계 도면의 입수 경로에 대해 "책자에 나와 있는 것"이라고 했다가 질문이 계속되자 "다른 경로를 통해 확보했다"고 말을 바꿨다.
합조단은 어뢰 발사 주체로 소형인 북한의 연어급(130톤) 잠수정을 지목했다. 그러나 침투 경로에 대해 황원동 국방부 정보본부장은 "공해를 우회해 침투한 것으로 추정할 뿐 경로가 식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의 서해 경계망이 어떻게 뚫렸는지 모른다는 의미여서 앞으로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단장은 "수차례에 걸친 시뮬레이션 결과, 수심 약 6~9m, 가스터빈실 중앙에서 좌현 3m 위치에서 어뢰가 폭발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중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와 버블 효과에 의해 선체가 절단돼 침몰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그 근거로 시뮬레이션 결과, 선체 변형 형태, 관련자 진술, 시신 검안 결과 등을 제시했다.
군은 조사 결과 발표 후 김태영 국방부 장관 주재로 국방부 지하벙커에서 작전사령관급 지휘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는 해군에 대한 무력 공격이며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군사 도발로 규정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군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고 북한 상선의 제주해협 통과를 금지하는 등 실질적 대응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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