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에서 유출되고 있는 기름이 순식간에 플로리다주 전역은 물론 쿠바와 대서양까지 위협할 수 있는 멕시코만 순환해류(Loop Current)로 흘러 들어갔다. 루이지애나주 내륙 습지대는 이미 원유로 오염됐으며, 플로리다 일부 연안에선 타르 덩어리가 목격되는 등 20일로 발생 한 달을 맞는 유출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20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우주국(ESA)은 19일 위성사진을 통해 기름띠가 '멕시코 칸쿤 방향에서 흘러 들어와 미 동남부 해변을 돈 후 플로리다 서쪽 해변을 따라가는' 순환해류에 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통신은 "위성사진 대로라면 조만간 기름띠는 순환해류를 타고 플로리다 해협을 거쳐 멕시코 만류와 합쳐진 후 대서양으로 번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마이애미 등 플로리다 남단의 유명 관광지와 함께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 동부해안 마저 오염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AFP는 과학자들을 인용, "최악의 경우 바닷속 컨베이어벨트에 올라 탄 기름띠가 6일 안에 플로리다 해안 전역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더글라스 레이더 환경보호펀드(EDF) 수석해양과학자는 "해양 고속도로와 같은 순환해류는 수많은 해양생물의 보금자리여서 엄청난 환경피해도 예상된다"고 AFP에 밝혔다.
한편 기름띠가 쿠바 연안까지 위협함에 따라 50여년 동안 관계개선을 못한 미국과 쿠바 정부가 대책마련 실무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오염상황을 담은 문서를 쿠바 외교부에 전달했다. 고든 두구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19일 "양국간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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