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노회찬 서울시장후보는 토론 잘하는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4년 총선 때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서 삼겹살을 구우면 시커매진다. 이제는 판을 갈 때다"라는 노 후보의 TV 토론 발언은 크게 회자되면서 당시 민주노동당 돌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토론의 달인'이라는 자신의 장기를 선보일 기회가 거의 없었다. 방송국들이 자체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TV 토론에서 그를 뺐기 때문이다. 18일 MBC 토론은 그런 그에게 모처럼 찾아온 기회였다.
노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추진한 자립형사립고인 하나고 문제가 거론되자 "1년에 1,200만원이 드는 하나고가 어떻게 강남ㆍ북 교육 격차를 해소하느냐. 강북에 루이비통 명품관만 지어 놓으면 강남ㆍ북 격차가 해소되느냐"라고 따졌다.
또 오 후보의 소득 하위 70% 무상보육 공약이 정부의 정책보다 후퇴했다며 "거꾸로 타는 보일러 이야기는 들어봤는데, 그렇다고 복지정책도 거꾸로 가야 하느냐"라고 비꼬아 방청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오 후보의 한강 르네상스 정책에 대해선 "지금 급한 게 한강에 배 띄우는 거냐. 천장에서 비가 새는데 디자인 좋은 벽지로 방안을 도배하겠다는 거냐"라고 따지기도 했다. 방송이 끝난 19일 새벽부터 온라인에선 노회찬 어록이 만들어져 다시 회자되기 시작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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