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꼬마' 하하(본명 하동훈ㆍ31)가 돌아왔다. 그는 지난 3월 26개월 간의 공익근무를 마쳤다. 곧장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누빌 것 같았지만 정작 두 달이 넘도록 TV에서 그를 보기는 힘들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MBC 노조 파업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이 제대로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시간은 오히려 하하에게 생각할 기회를 줬다. 그는 "조바심이 안 난 건 아니지만 그 동안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었고, 마음의 여유도 방송에 대한 열정도 더 생겼다"고 했다. 3월 27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예능의 신' 편에서 공식 복귀 신고를 한 그는 지난 1일에는 SBS '하하몽쇼' 파일럿 방송을 통해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메인 MC로 무대에 섰다. 그는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부족하다는 것을 정말 많이 느꼈다"며 먼저 몸을 낮췄다.
처음 방송에 복귀할 때는 "독기가 올랐던 게 사실"이지만 "프로그램과 동료들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무섭다, 굉장히 두렵다"고 했다. "그동안은 시청자들보다는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한 것 같다"는 그는 "이제는 시청자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하는 연예계에서 아이디어가 좋기로 소문이 나 있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것도 아이디어였다. 2006~2007년 방송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X맨'에서 그는 '김종국 따라잡기' '터보 따라잡기' 등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렸다. 유행어 "스파르타"나, 박명수의 흑채를 개그 소재로 활용한 것도 그가 대기실에서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그는 요즘도 영화 '300'에 나왔던 "스파르타"를 외치며 자신에게 주문을 건다고 했다. "예능은 정말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 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시청자들이 웃을까 말까"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거친 중저음으로 굳어져 있었는데, "방송에서 하도 소리를 질러 성대 결절에 걸린 것"이라고 했다.
그 목소리로 하하는 노래도 부른다. "가수협회에 등록된 버라이어티 맨"이라고 자랑한 그는 지난 10일 타이거JK와 함께 신곡 '술병'을 발표했다. 슬픈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담은 레게 풍의 발라드 곡이다.
최근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노래가 아니냐는 항간의 추측에 하하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2007년 공개적으로 열애할 당시 '너는 내 운명'이라는 밝은 사랑 노래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터라 대중의 관심이 쏠릴 법도 하다. 하하는 "원래 발라드를 좋아했고, 곡도 굉장히 맘에 들었다"며 "만약 밝고 아름다운 사랑 노래를 부른다 해서 또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 뜻은 아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제가 나왔다는 것을 팬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발표한 노래예요."
어쨌든 하하는 이 노래로 복귀 신고를 제대로 하고 있다. 노래로 무대에 설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음원 차트에서는 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감추지 않았다. "음악은 예능을 하면서 받은 상처를 위로받고 치유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김현식과 이문세를 좋아한다는 그는 "듣는 이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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