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죠."
주요 대학이 계절학기 수업을 해외에서 하는 이색강좌를 속속 열고 있다. 해당 국가와 관련된 지식과 어학능력을 직접 현지에서 키우자는 취지다.
서울대는 올 여름 계절학기에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스와힐리어와 아프리카문화' 수업을 개설했다. 본래 정규학기의 교양수업인데, 현장체험을 위해 계절학기로 전환했다. 20여명의 학생이 참가하며 비용은 학교가 댄다.
수강생들은 7월 1일 출국해 한 달간 케냐의 나이로비대,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대 등을 순회한다. 강의를 맡은 김광수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살아있는 언어교육은 강의실이 아닌 현지경험으로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인권 여성 등 각자 정한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아프리카를 탐방하며, 강의 말미에는 영국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의 아프리카 탐험 경로를 되밟는다.
사실 이 수업이 국내 수업으로 이루어졌을 때만 해도 15명 정원을 채우기도 힘들었다. 김 교수는 "자비로 가겠으니 수업에 참여만 시켜달라는 학생까지 40명 정도 신청했지만 여건상 인원을 한정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05년부터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일부 어학강의의 해외 계절학기 수업을 일부 지원해왔다. 지난해엔 본격적으로 2억8,000만원을 들여 160여명의 학생이 스페인 독일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 현지수업을 받도록 했다. 아프리카 방문 수업은 이번이 첫 개설이다.
이화여대는 2008년부터 방학기간에 '교수인솔 해외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교수 13명과 170여명의 학생이 각 전공에 따라 '스웨덴의 사회복지정책' '아트 인 뉴욕' '일본 홋카이도의 생태환경과 문화'등의 주제로 현지에서 학습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어학연수나 교환학생과는 다르게 인솔 교수의 책임지도하에 해외에서 전공 및 교양 지식을 쌓을 수 있고 학점도 인정을 받아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며 "올해는 300여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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