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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심리적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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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심리적 공포'

입력
2010.05.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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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주식시장에선 코스피지수 1,600선 사수조차 위태로운 순간을 맞았다. 개장 1시간도 안돼 전날보다 코스피지수가 무려 41포인트나 빠진 것. 외환시장 역시 원ㆍ달러 환율이 1,167.30원까지 치솟으며, 그리스 재정위기 충격이 절정에 달했던 7일(1169.5원)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남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진 이후로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아침을 맞기가 두렵다. 사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더 나빠진 것도 아닌데, 시장은 패닉 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대한 공포'가 시장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불안은 새로운 불안을 낳고

유럽 각국은 18일(현지시간) 공매도 금지, 헤지펀드 규제강화 등 강력한 금융규제안을 내놓았다. 금융시장의 공포감을 부추길 수 있는 제도적 허점들을 틀어막기 위한 조치들이었다.

하지만 불안감은 가시질 않았다. 금융규제조치는 투자심리를 더 얼어붙게 했고, 유로화가치와 주가는 더 내려갔다. 유로화 약세는 더 가속이 붙어, 뉴욕 외환시장에선 2006년3월 이후 최저인 1유로당 1.2158달러까지 하락했다. '1달러=1유로' 시대가 정말로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증시도 온전치 못했다. 미 다우지수가 1.08% 빠지는 등 뉴욕 증시는 1% 이상 하락했다. 이어 열린 19일의 아시아 증시도 일본(-0.54%), 대만(-0.34%), 중국(-0.27%)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가까스로 1,600선 붕괴는 막았지만, 국내 코스피지수 역시 장중한 때 1.601.54까지 밀렸다.

1,500-1,200 현실화될까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는 110포인트 이상 빠졌다. 심리적 지지선(200일이동평균선 1,644)이 무너지면서 심리적 공포는 더욱 커져, 지금 추세라면 1,600선 사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매도폭탄 공세가 너무 강하다. 외국인이 하루 평균 4,000억원씩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기관과 개인만으로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을 투자대상으로 포함하는 글로벌 뮤추얼펀드에서 2주 연속 자금이 유출됐는데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가 계속되면 코스피 1,600선 방어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도 "IT 자동차 등 주도주까지 무너지면서 심리적 공포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1,560~1,580선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 팀장은 "유럽 금융시장 불안이 경기침체의 도화선으로 이어지지만 않는다면 시장의 공포심리도 1달 정도면 진정될 것으로 본다"며 "일시적으로 붕괴되더라도 1,600선은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환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종가 1,165.1원)은 마침내 작년 말(1,164.5원) 수준 위로 올라섰다. 재정위기 공포감이 지속돼 '유로화의 추락→달러화의 상승→원화가치의 하락(원ㆍ달러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여기에 외국인 매도 공세까지 지속된다면 환율은 1,200원 벽을 뚫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유럽 사태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우나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펀더멘털을 감안해 1,200원 정도를 저항선으로 보고 있으나 상당기간 1,100원을 하회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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