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진행성) 간암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항암치료술이 국내에 도입됐다.
윤승규ㆍ최종영ㆍ배시현 서울성모병원 가톨릭암병원 간암센터 교수팀은 기존 항암치료법과 달리 항암제 용량과 투여시기 등을 바꾼 '메트로놈 항암요법'이 말기 간암환자의 생존기간을 평균 2.3배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제학술지 '암 항암요법(Cancer Chemotherapy and Pharmacology)' 최신호에 게재했다.
메트로놈 항암요법은 이런 말기 간암 환자에게 적은 용량의 항암제를 1주일에 1회씩 투여해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종양만 선택적으로 괴사시키는 저용량 항암치료법이다.
윤 교수팀은 2005년 4월~2008년 2월 말기 간암으로 진단된 환자 20명에게 메트로놈 항암요법을 실시하고, 기존 항암요법으로 치료한 같은 병기(病期)의 간암환자 22명과 대조했다. 그 결과, 치료 후 6개월째 치료반응률은 메트로놈 항암요법이 80%로 대조군의 45.5%보다 높았고, 종양 크기와 숫자도 줄었다.
특히 암 치료의 핵심 지표로 삼는 환자의 생존기간을 보면 메트로놈 항암요법이 평균 261일로 대조군의 112일보다 2.3배(149일)나 수명이 늘어났다.
배 교수는 "메트로놈 항암요법은 우리가 차고 있는 시계의 초침이 '똑딱 똑딱'하면서 일정하게 꾸준히 회전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라며 "간 독성이나 약 내성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효과가 관찰된 만큼 간암의 새 치료법으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매년 1만2,000여명의 환자가 새로 생기고 있으며, 이 중 병기가 3~4기인 말기 간암은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기존 항암치료법인 간동맥화학색전술은 한 달에 1차례씩 최대 용량을 투여한 다음 일정기간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치료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 등의 단점이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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