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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이었던 '마약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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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이었던 '마약과의 전쟁'

입력
2010.05.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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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단속에 나서야 할 치안당국부터 마약카르텔과 연계돼 있다."

미 공영방송 NPR이 18일 멕시코 북쪽 국경지대 후아레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약조직 간의 세력다툼 보도하면서 가장 오래된 마약조직 시나롤라가 공권력의 비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나롤라는 멕시코 주요 마약조직 후아레스·티화나·걸프와 함께 4대 조직으로 꼽힌다.

2006년 말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에도 마약조직간 무력충돌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채 2만4,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2년 전 후아레스 카르텔이 20년간 장악해오던 후아레스 지역을 시나롤라가 넘보면서 이 지역은 마약 조직원들이 자동소총은 물론 수류탄, 장갑차까지 동원해 충돌하는 전쟁터로 변했다. 후아레스는 미국으로 마약이 밀매되는 가장 중요한 통로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2년간 이 지역에 1만여명이 넘는 군인을 파견해 치안확보에 나섰지만 소용 없었다. 이 지역 전직 하원의원은 "반대로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군인과 경찰이 마약조직과 결탁해 이들을 비호하면서 반대세력의 위치를 현역군인들이 상대편에게 밀고하고, 무장경찰들이 직접 시나롤라의 편에서 전투에 나서기까지 한다. 지역 언론들도 공공연하게 "정부군이 후아레스 카르텔을 약화시키면서 시나롤라의 힘을 키워주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 연방법원의 시나롤라 마약상들 재판에서도 멕시코 군이 이들과 결탁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NPR은 2008년 이후 이 지역에서 마약조직과 관련해 구속된 104명 중 후아레스 조직원은 88명이었지만 시나롤라는 16명뿐이라고 전했다.

수십년 간 마약 카르텔을 묵인했던 멕시코 정부가 최근 들어 마약조직 뿌리뽑기에 나섰지만, 마약조직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이미 경찰은 물론 도시 전체를 손에 넣어 사실상 소탕이 불가능한 상태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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